2003년 4월 19일 토요일

2003년 4월 19일 토요일 : 예술의 전당 청소년 음악회

예술의 전당 청소년 음악회에 갔다. 이번 달의 테마는 슈베르트였다. 소란스러운 아이들을 싫어하기 때문에 청소년 대상 공연에는 잘 가지 않는데, 올해 청소년 음악회는 매 달 작곡가를 테마로 전곡을 포함하여 연주한다기에 궁금해서 갔다. 특히 6월이 쇼팽과 리쯔트라, 이번에 가 보고 괜찮으면 그 때 공연을 예매할 생각이었다.

공연 해설은 남자 사회자가 슈베르트, 여자 사회자가 로자문데의 작가와 안나를 연기(?)하며 작곡가와 작품에 대한 정보를 주는 형식이었다. 단순한 설명보다 어린이의 흥미를 더 잘 이끌어 낼 수 있겠다.
"안녕하세요, 슈베르트씨지요? "
"어이구, 안나는 유명한 성악가고 저는 삼류 작곡가인걸요~"(경상도사투리)

들으며 마음속으로

쇼팽:"흑흑. 나는 수줍어서 연주도 못하고, 힘도 딸리고......"
리쯔트:"음하하하. 걱정 말게 친구. 잘생기고 연주도 최고인 내가 자네 작품을 발표해 주지."

.....이런 상상을 했다.

하지만 아이들의 소란스러움은 도저히 말로 다 할 수 없는 압박이다. 청소년과 어린이 대상 공연에 내가 가 놓고 불평해서는 안되니 앞으로는 그냥 안 가기로 결심했다. 한 명이 기침하면 우르르 같이 기침하고, 연주를 시작하기 위해 조용해지면 괜히 박수 한 번 쳐 보는 아이들의 심리란!

연주에 대해서는 그다지 집중하지 못해서(정말 박수를 아무 때나 친다. 작곡가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기본적인 공연예절 교육도 필요할 듯.) 별로 할 말이 없지만,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은 역시 대단한 작품이라고 새삼 느꼈다. 어쩌면 그렇게 슬프고 아름다울까. 협연한 소프라노 분은(이름 잊음) '아베마리아'에서 힘이 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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