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30일 일요일

2007년 9월 29일 토요일

7월 즈음부터, 나는 '남편이 죽었다'는 문장을 놓고 고민하고 있었다. 이 문장에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았는데, 그 다음 글을 어떻게 이어나가야 할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나서는 '남편'과 '죽음'이 등장하기 어려운 글을 하나 써야 했기 때문에 이 문장을 잠시 뒤로 밀어 놓았었다.

9월이 되자 나는 다시 이 문장을 계속 생각했다. 타인이 나의 생각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은 실로 다행스런 일이다. 머리 속에 '남편이 죽었다'라는 문장이 16pt 진한 고딕체로 둥실둥실 떠다니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 아래에는 12pt 신명조체로 '①남편이 어떻게/왜 죽었는가 ②남편이 죽고 나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가 매달려 있다.

지난 수요일에, 나는 갑자기 이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혔다. 그래서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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