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상자 모 님의 뒷이야기 포스팅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고로 저도 후일담 몇 가지.
마저 읽기
1. 공동 작업은 원군님과 SICAF 심야 상영을 보러 간 날 얘기가 나와 해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우주류'를 하기로 한 것은 아니었으나, 원군님께서 초고를 읽어 주셨던 글인데다 저 자신 애착이 대단한 단편이라 원군님께서 맡아 주신다면 더없이 좋겠다 싶었지요.
2. 글 앞부분을 보면, 주인공의 어머니는 초파리에 방사선을 쬐어 기형을 만들어내는 일을 합니다. 미국 판타지 작가 낸시 파머(국내에는 '전갈의 아이'가 번역 출간됨)의 인터뷰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부분이었답니다. 초파리는 교미춤을 추어 교미를 하는데, 낸시 파머는 칫솔 따위를 시험관 안에 넣어 흔들거나 스탠포드에서 준 수상한 화학약품을 집어넣어, 가만히 있는 기형 초파리들의 교미를 유도하는 일을 했었죠. 낸시 파머는 이것이 도저히 직업으로 할 짓이 못 된다고 생각해 사표를 썼으나, 연구소 소장은 추천서를 써 주지 않았어요. 그런데 좌절해서 집에 돌아와 보니 자신의 첫 번째 아동도서에 상금 2만 달러를 수여한다는 편지가 와 있더래요. 그 덕분에 가난에서 탈출, 전업 작가로 돌아설 수 있었다-는 이야기지요.
3. 사진은 10월 16일에 동진님께서 압구정에 있는 카페 '런던아이'에서 찍어 주신 겁니다. 원군님의 사진은 심야상영 날 제가; 코엑스에서 찍었습니다.
4. 시상식이 공식적인 행사라는 것은 미리 알고 갔습니다만, 그래도 아나운서 진행이라니, 놀랐어요. 진행하신 분께서 원군님께 '두 분이서 공동 작업을 하셨는데 어떻게 만나셨는지'를 묻자, 당황하신 원군님이 '인터넷에서 만난 사이'라고 하셨습니다. 그 순간 머리 속에 '스카이러브'라는 단어가 둥실둥실 떠오르는 바람에 웃음을 참느라 고생했습니다.
5. 테이블에는 김창규님(중편), 김성곤 선생님(심사위원), 배명훈님(단편), 저, 김학준 사장님(동아일보사), 박도빈(원군)님, 석영수님(만화) 순(시계 방향)으로 앉았습니다.
6. 몇 년 전에 같은 곳에서 친구 결혼식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안심스테이크가 워낙 맛있었기에 기대를 많이 했는데, 이번 식사는 메뉴가 달라서인지, 기억 속의 그 점심 정도는 아니었어요. 조금 긴장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 친구 결혼식에서야, 사실 뭘 먹든 맛있지 않겠어요. 어쨌든 전심전력을 다해 깨끗이 비웠습니다. (...)
7. 박상준님과 임형욱 사장님께서도 오셔서 인사 나누었습니다. 작년 수상자 분들도 오셨음 좋았을 텐데. 원군님께선 회사 일로 무척 바쁘셔서, 식사도 다 못 하고 중간에 일어서셔서 아쉬웠습니다.
8. 관계자 분들께서 공 들여 준비하신 것이 눈에 보이는 행사더군요. 커다란 꽃다발도 받았답니다. 재미있고 신나는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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