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금요일이 아니라 토요일 같았다.
일찍 일어난 김에 학교에 갔으면 좋았을텐데 괜히 집에 앉아 아무일도 않고 보냈다. 청소와 설거지를 하고 홍차를 잔뜩 마셨다. 컴 앞에 너무 오래 앉아 있었더니 머리가 아파, 일단 접고 책장을 뒤적였다. 올해의 베스트 SF와 스완윅 단편집을 들춰보았으나 눈에 들어오지 않아 포드의 단편집을 꺼내 대충 누워 읽었다. 한 편 읽고 나니 용량 폭발. 엑스파일을 볼까 했는데 방으로 디비디 가지러 가기가 귀찮다. 스타트렉을 보려니 돌아서서 씨디를 꺼내야 한다. 잠을 자려니 방으로 들어가야 한다. 초코쿠키를 먹으려니 부엌에 가야 한다. 홍차를 더 마시려면 심지어 물까지 끓여야 한다. 호흡에 사용되는 근육은 놀랍게도 심근처럼 자동성이 있는 게 아니란다. 더 놀랍게도, 읽고 보니 고등학생 때 배웠던 내용이다. 자동이 아니라니 갑자기 숨쉬기가 귀찮다. 내일은 학교에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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