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7월 25일 금요일

2003년 7월 25일 금요일

오늘은 금요일이 아니라 토요일 같았다.

일찍 일어난 김에 학교에 갔으면 좋았을텐데 괜히 집에 앉아 아무일도 않고 보냈다. 청소와 설거지를 하고 홍차를 잔뜩 마셨다. 컴 앞에 너무 오래 앉아 있었더니 머리가 아파, 일단 접고 책장을 뒤적였다. 올해의 베스트 SF와 스완윅 단편집을 들춰보았으나 눈에 들어오지 않아 포드의 단편집을 꺼내 대충 누워 읽었다. 한 편 읽고 나니 용량 폭발. 엑스파일을 볼까 했는데 방으로 디비디 가지러 가기가 귀찮다. 스타트렉을 보려니 돌아서서 씨디를 꺼내야 한다. 잠을 자려니 방으로 들어가야 한다. 초코쿠키를 먹으려니 부엌에 가야 한다. 홍차를 더 마시려면 심지어 물까지 끓여야 한다. 호흡에 사용되는 근육은 놀랍게도 심근처럼 자동성이 있는 게 아니란다. 더 놀랍게도, 읽고 보니 고등학생 때 배웠던 내용이다. 자동이 아니라니 갑자기 숨쉬기가 귀찮다. 내일은 학교에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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