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7월 15일 화요일

2003년 7월 15일 화요일

1학년때 독일문화원에서 함께 수업을 들었던 지혜가 한국에 돌아왔다. 캐나다에서 일년 반 동안 있다가 이번 가을학기에 드디어 뉴욕주립대에 입학한단다. 같은 반이었던 미엽이와 셋이 함께 점심을 먹었다. 워낙 오랫만이라 알아보지 못할까봐 걱정했으나 막상 보니 둘 다 여전했다. 지혜는 자기 표현처럼 '맨땅에 헤딩하듯' 객지에 가서 고생이 심했을 텐데도 여전히 밝고 긍정적이라 보기 좋았다. 일년여 동안 연락 한 번 제대로 하지 않았는데 일부러 찾아 준 것도 고마웠다. 앞으로는 나도 잘 챙겨야지. 미엽이는 이제 3학년이니 진로 고민이 많았다. 예능쪽은 3학년으로 끝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올해 안에 어떻게 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어렸을 때는 마음 먹고 열심히 노력하면 무엇이든 될 줄 알았지만 세상에는 그렇지 않은 일도 많더라는 늙은이 같은 소리를 하다가, 그래도 스무살인데, 하고 씨익 웃으며 함께 사진 한 방 찍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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