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0월 15일 일요일

2006년 10월 15일 일요일

추석 연휴가 끝나고, 하루하루가 평온하게 흘러가다 보니 일기를 쓰지 않는다. Books도 표지만 달아 놓고 미루어 놓았더니 이제 와서 쓰기도 귀찮고 힘들고......그리하여 간단히 근황.

10월 6일 금요일 (추석) - 루미큐브가 대히트.

10월 8일 일요일
추석이 간신히 끝난 일요일. 저녁을 차려 놓고 7시쯤 안방에 들어가 보니 어머니가 가만히 누워 계셨다. 30분만 주무시겠다고 한지 한 시간이 지났다. 어머니 얼굴 가까이에 몸을 숙이고 귀를 기울였는데, 숨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덜컥 겁이 났다. 손등을 어머니 코 밑에 대어 보는 순간, 어머니가 깜짝 놀라며 깨셨다. "저녁 식사 하실 건지 여쭤 보려 왔어요. 왜 그렇게 놀라세요. 하하. 그럼 일단 덮어 놓을 테니 나중에 드세요." 하고 대충 얼버무리고 나왔지만, 사실은 무척 무서웠다.

10월 10일 화요일
영등포구청에 가서 여권을 만들었다. 성수기에는 새벽부터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가 많았기에 아침 일찍 서둘렀는데, 생각보다 훨씬 한산해서 접수 시작하자마자 끝났다. 참으로 오랜만에 '굿모닝 세트'를 먹었다. 일찍 일어나니 하루가 길었다.

10월 11일 수요일
중앙도서관에서 사회대도서관으로 내려가던 길에 이번에 복학한 동기 지훈을 만났다. 다음 주에 함께 식사 하기로 했다.

10월 12일 목요일
금요일의 성과에 고무되어, 일찍 일어나 원고를 했다. 화실에서는 크로키에 들어갔고, 화실 수업 후에도 해질녘까지 자판을 두드렸다. 정진정명 프리랜서 모드.

10월 13일 금요일
올해 박사과정이 끝나는 수미언니, 환경대학원에 다니는 혜수언니와 동원관 3층에서 점심식사를 했다.(참치스테이크) 혜수언니와는 작년 졸업식 후 일 년여만에 만났는데, 기억하던 그대로셔서 무척 반가웠다. 수미언니는 유학을 준비중이라니, 출국하기 전에 자주자주 보면 좋겠다. 혜수언니는 식후에 일이 있어 대학원으로 올라가고, 수미언니와 나는 언어교육원 1층에 있는 카페 FANCO에서 차를 마시며 한참 이야기를 했다.
저녁은 화실 선생님과 오무토토마토에서 먹었다.

기타등등

1. 개교 60주년 기념으로 학교 교문이 은색으로 새로 칠해졌다. 처음에 은색으로 한다고 했을 때는 반짝이는 펄을 생각했는데, 완성되고 보니 은회색에 가까운 진중한 느낌이다. 그래도 밤에 조명을 넣으니 제법 멋있다. 5년이나 10년마다 다른 색으로 칠하면 재미있겠다.

2. 9월 말 가을 축제 기간에 자하연에 큼지막한 '괴물'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어 좋았는데, 사진을 찍기 전에 사라져 버렸다.

3. 역시 60주년 기념으로 교문과 미술관 사이에 이상한 조형물이 생겼다. 설치 초기에는 크립토나이트(주: 수퍼맨의 고향 크립톤에서 온, 수퍼맨의 힘을 약하게 하는 정체불명의 광석) 를 연상케 하는 모양이라 두근두근했는데, 이제 자주색과 청록색이 들어가서 그냥 조형물로 보인다.

4. 미묘한 쾌감의 제공자, 비열남 크렌셔 씨의 근황
“아하, 네......아렌델 씨로부터 당신이 장애인 고용 지원 조치를 비판하신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런 식으로 말하지는 않겠소.” 크렌셔 씨가 말한다. “정말 필요한지 아닌지에 달려 있어요. 휠체어 경사로라든지 하는 것들은 좋지만, 소위 지원입네 하는 것들 일부는 그저 사치스런 - ”
“그리고 당신은 실로 전문가이셔서 무엇이 정말 필요한지 잘 아시는군요?” 크렌셔 씨의 얼굴이 다시 붉어진다. 나는 스테이시 씨를 본다. 그는 전혀 겁먹은 얼굴이 아니다.
(중략)
“당신들은 세금으로 먹고 살잖소. 이윤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지. 우리는 당신네들 따위에게 봉급으로 줄 돈을 벌어야 한단 말이야.”
“덕분에 맥주가 시원하시겠수."

댓글 4개:

  1. 요새 과사무실에서 60주년 핸드폰줄을 나눠주던데.. 시간 되시면 가서 받아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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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오우, 귀여운 괴물괴물이... 사진으로만 봤는데 그예 없어졌군요. 언젠가 놀러가면 크립토나이트도 눈여겨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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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mooniyun님/ 그렇군요. 그건 뭐처럼 생겼나요? +_+

    lux님/ 이제 60이라는 글자까지 붙어서 원형(.....뭐가 원형이냐!)을 찾아볼 수 없게 되어버렸어요.

    -

    자하연 하니까 생각나는데, 자하연 경고문이 '연못을 얕보지 마시오'인 것 아세요? 전 며칠 전에 괴물 찾느라 주위를 유심히 둘러보다가 이 경고문을 발견했거든요. 무지 심각한 글꼴로 쓰여 있어요. 보고 웃느라.....아마 의도한 말장난(pun)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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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그냥 평범한 동그라미 액정 클리너랍니다 =_=; 과사마다 액정 클리너에 박혀있는 무늬가 조금씩 달라서, 소장가치가 높은 것도 있대요. 으하하.

    자하연 경고문은 다음에 한 번 가서 찾아봐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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