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 3일 월요일

2005년 10월 3일 월요일 : 와우 북 페스티벌

친구 전션과 함께 와우북페스티벌 구경을 갔다. 찾고 보니 화실 바로 윗 골목이었는데, 정확한 위치를 가늠하지 못해 약도를 들고서도 한참을 헤멨다. 홍대 근처에 자주 오는 나도 이럴진대 싶어 전션에게 도착하는 대로 전화하라고 했으나, 결국 전션도 홍대 캠퍼스 앞까지 가서 헤메다 오고 말았다.

북페스티벌은 아주 재미있었다. 먼저 다녀 온 아우님이 꼭 한번 가 보라며 추천할 만 하더라. 구판 서적을 대폭 할인 판매하거나 엽서며 포스터를 나누어 주는 이벤트를 하는 출판사가 많았다. 구판이 아니지만 정가보다 꽤 낮은 가격에 나온 책도 꽤 있었다. 슬슬 황홀경에 빠지려는 찰나, 전션이 불쑥 내 팔을 잡았다.

전션: (팔을 잡으며) 정션, 잠깐만.
나: 으응?
전션: 세 번 생각해.
나: (움찔)
전션: 알겠지, 진정하고, 세 번 생각하는 거야.

책은 몇 권 사지 않았다. 영화 서적 몇 권과 한길사 아트&아이디어 시리즈는 이번 기회에 마련해 두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없지 않지만, 사실 사 놓는다 해서 당장 읽지도 않았을 터이다.

나: (책을 훑어보다가) 으~하하, 이것 좀 봐.
전션: 뭔데?
나: (구연동화투로) '이름이 멋있다고요?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나를 직접 만나 본 사람들은 나더러 잘생겼다고 칭찬하기에 바빠서 이름이 멋있다는 이야기는 할 사이가 없어요. 나를 잘 아는 친구들은 잘생겼다는 칭찬도 안 해요. 인간성 좋고 마음씨 곱다는 칭찬하느라고 바쁘기 때문이지요.'
전션: 아하하, 이 사람 [말 하는 게] 정션이랑 비슷하네.

......샀다. (곽영직, 보어가 들려주는 원자모형 이야기, 자음과 모음)

부스를 모두 둘러 본 다음에는 WAPPS에 가서 스프와 샌드위치, 크레페를 먹었다. 가볍게 끼니를 때우고 싶을 때 갈 만 한 곳이다. 크레페나 샌드위치(소스 과다)보다는 스프+와플을 추천.

최근 며칠간 계속 가슴이 돌에 눌린 듯 답답했는데, 마음 맞는 친구와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숨 쉬기가 좀 편해졌다. 앉아서 "배불러~행복해~"하며 흐느적거리다가 여섯 시쯤 귀가했다.

댓글 4개:

  1. 션이란 것은 소연의 약자였던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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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근데 저 말은 잘생긴 보어씨(...)가 했다는 건가요 아님 작가 본인의 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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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작가가 보어 인칭에서 쓴 거야. 책이 어린이 대상 과학도서로, 보어 1인칭으로 되어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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