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 20일 목요일

2005년 10월 21일 금요일 : 화실 이야기

취미 수업의 좋은 점 중 하나로 커리큘럼과 별개로 원하는 작업을 시도해 볼 수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것이 중간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지난 주)

제이: 선생님, 저 도장 한 번 파 볼 수 있을까요?
선생님: 아, 전각이요? 그래요, 그럼. 어디보자......화실에 제가 연습하던 재료와 도구가 있으니까 일단 다음 시간에는 그걸로 조금 해 보죠. 재료는 여기 화방 말고 인사동 가서 사셔야 하거든요. 필요한 것 써 드릴게요.
그런데 소연씨, 전각도 선긋기 연습부터 하셔야 해요.
제이: 꾸웨엑!

(이번 주)
선생님: 자, 이제 다 갈았으니까 여기에 연필로 선을 일정한 간격으로 그으세요. 파낼 부분을 그리셔서...(중략)
-한참 후-
선생님: (제이의 직선연습 도장 찍은 것을 보고) 으음. 소연씨는 손에 힘이 없어요. 여기, 긁힌 자국 같은 거 보이시죠. 돌이 깨지는 건 괜찮아요. 자연스러워 보이도록 일부러 모서리를 날리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손이 잘못 나가거나 힘을 제대로 못 줘서 긁힌 부분은 미숙해 보여요.
제이: 크흑
선생님: (위로하며) 울퉁불퉁한게 마치......유적지에서 파낸 몇백 년 된 유물 같은 독특한 느낌은 있어요.

댓글 3개:

  1. 의성어가 모작가의 만화를 연상하게 하는군요. 저번에 몇번 언급은 하기도 한..



    귀환을 환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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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심지어 의성어가 아니라 '대사'라지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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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하하. 음악하시는 분이든 미술하시는 분이든, 예술하시는 분들은 마음이 참 곱다는 걸 느끼지 ㅎㅎ 담에 만나면 '작품 구경'시켜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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