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2월 21일 토요일

2002년 12월 21일 토요일, 22일 일요일

브라세리엔에서 점심 약속이 있었으나 바람맞았다. 배가 고파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초원죽집에 가서 인삼죽을 먹었다. 교보문고에 가서 미루었던 선물과 신년 카드를 샀다. 집에 와서는 부지런히 카드를 쓰고 포장도 했다. 월요일에 잊지 말고 부쳐야지. 귀찮아하다가 많이 늦어버렸다.


12월 22일 일요일

전날 밤부터 몸이 좋지 못했다. 새벽에 '종합감기약'을 먹고 간신히 잠들었다. 연말인데다 신년 계획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려고 너무 무리하게 생활했던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서 약을 챙겨먹으니 좀 나았다. 민광오빠와 점심약속이 있어 압구정에 갔다. 서머셋에 가려고 했으나 문을 닫아서 -_- 약간 헤매다가 알렝 부데에 갔다. 꾸준히 헤멘 덕분에 이제 그 쪽 지리를 대강 파악했다. 나는 그리스식 그라탕, 오빠는 비프스튜를 먹었다. 그리스에 가거든 그라탕은 먹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 맛은 있었으나 취향에 영 맞지가 않았다. 커피를 마시러 크레마치노에 갔으나 문을 닫아서(T_T) 글로리아 진스에 갔다. 평이 갈리는 곳이라 직접 가 보고 싶었다. 안에서 커피향이 안나고 향커피향이 나서 별로였다. 에스프레소를 마실까 하다가, 미심쩍어서 카푸치노를 마셨다. 약기운이 떨어졌는지 목이 아파서 맛을 잘 모르겠더라. 오빠 전공 이야기를 들었다. 대단히 흥미로웠는데 구체적인 용어를 잊어서 제대로 옮기지를 못하겠다. 여하튼 중요한 것은 0과 1이라는 말이다.

저녁에는 예술학회 종강모임을 하러 대학로에 갔다. 기조암에서 우동을 먹었다. 오전에 일산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면서 디카를 두고 온 걸 깨달았는데 돌아가기 귀찮아서 그냥 나왔던 일이 정말 후회스러웠다. 알랭부데와 글로리아진스, 기조암을 하나도 못 찍어왔다. 특히 기조암은 열 명이 간 덕분에 다양한 메뉴를 한방에 찍어올 수 있는 기회였는데. 아까웠다. 2차로 호프집에 간다고 하길래 술도 안 마시고 건강도 불안해서 그냥 헤어져서 집에 왔다. 우리 학번에서 이번에 고시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만도 예닐곱 명이나 된다. 남자동기들은 군대도 많이 가고. 흠. 이렇게 흩어지는 건가, 하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역시 흩어지느니 헤어지느니 하는 표현은 필요 이상으로 감상적이다.


내일 약속은 취소. 집에서 쉬어야겠다. 과외가 밀려서 큰일이다. 새해에는 몹시 바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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