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2월 17일 화요일

2002년 12월 17일 화요일 : 서울시향 제 626회 정기연주회

베르디 / “운명의 힘” 서곡
브루흐 / 바이올린 협주곡 1번 g 단조‚ 작품 26
드보르작 / 교향곡 8번 G 장조‚ 작품 88

지휘: 블라디미르 발렉, 바이올린협연: 엘리사 리 콜조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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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공연, 좋았다. 오랜만에 서울시향의 정수를 보았다는 느낌이다. 어느 파트 하나 튕겨나가지 않고 부드럽게 서로서로 잘 감싸안는 음색이 훌륭했다. 신상준 악장님도 돌아오셨다. 알고보니 지난 번 공연 때에는 동생분이 돌아가셔서 불참하셨던 것이라 한다. 626회 공연에서도 어김없이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셨는데...... 마음이 아프다. 신상준 악장님의 연주를 보고 들으면, 연주하시는 현을 타고 내가 그 음악의 감성을 전해받는다는 느낌이 온다. 좋아한다. 농담으로 반짝거리는 구두(악장님은 항상 구두를 삐까뻔쩍하게 닦고 공연에 임하신다)가 좋다고 하지만 실은 악장님의 연주하는 모습에 정말 꽤나 반해 있다.

베르디 '운명의 힘'서곡은 베르디의 음악이 궁금하던 차에 들어서 좋았다. 짧았지만, 대단한 힘이다.
바이올린 협연자인 엘리사 리 콜조넨은 비르투오소라는 소개글의 인용이 부끄럽지 않은 화려한 연주자였다. 브루흐의 협주곡은 들어보니 협주라기 보다는 바이올린 독주에 오케스트라 반주가 아닌가 싶을 만큼 바이올린의 화려함에 중점을 둔 곡이었는데, 그런 불균형(?)에서 오는 불안함을 전혀 느끼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고 현란한 연주였다.
드보르작의 8번 교향곡은 별로...연주는 훌륭했지만(악장님에게 또 한 번 감동!) 곡 자체가 내 취향이 아니다. 1,2악장의 '서정적인' 리듬이 나한텐 지겨웠다. 체코에 가 보면 그 감성을 이해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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