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2월 20일 금요일

2002년 12월 20일 금요일















점심에는 동진님과 압구정에 문을 연 프렌치 레스토랑 알랭부데에 갔다. 내가 길도 모르면서 전화번호도 챙겨 가지 않는 바람에 꽤 헤맸다. 음식은 훌륭했다. 주말쯤에 한 번 더 가보고-마침 약속을 잡아놓았는데, 서머셋이 아니라 이 쪽으로 가야겠다.....그런데 찾아갈 수 있으려나 -_-; 사람이 너무 없어서 걱정이 되었다. 동진님은 내 헤어스타일이 레골라스같다고 계속 놀렸(?)다. 음. 레골라스가 남자라서 싫었다. 그래서 그냥 레골라스 여동생 머리라고 하기로 결정했다.
후식으로 LAjuice#1이라는 곳에 갔다. 메뉴를 잘못 골랐는지 원래 그런 건지 별로 맛이 없었다. 하지만 컴퓨터가 있어서 좋았다.



동진님과 헤어져서 홍대입구에 갔다. 저녁 약속은 6시인데 5시에 도착하여 시간을 때우러 파스쿠치에 갔다. 매번 앞을 지나가기만 하다가 처음으로 들어가 보았는데, 영 맛이 없었다. 크립토노미콘과 L 12월호를 읽으며 기다렸다.



저녁에는 인수오빠와 한스소세지에 갔다. 독일식 정통 소세지란다. 맛있었다. 가격도 저렴하고. 독일 맥주를 파는 호프를 겸해서 조명이 어두웠기 때문에 사진을 찍느라 고생했다. 1/3, 1/4초동안 안 떨기가 참 어려웠다.; 그리고 소세지에 소스를 다 뿌렸더니 좀 짰다. 다음에 가거든 반만 뿌려야겠다.
그리고 커피빈에 가서 이야기하고 놀다가 집에 왔다. 오빠는 단 핫초쿄와 티라미수 케익을 함께 먹으려는 시도를 했으나 실패...했다. 너무 달았나보다. 인수오빠의 멋진 카메라 가방은 다시한번 내 가슴에 불을 질렀다. 그리고 핸드폰 개조 이야기가 나왔는데, 어떤 사람이 교통카드의 I.C.를 핸드폰에 붙여서 교통카드로 사용한다는 말을 듣고 우리도 해보자! 하여 돌아가는 길에 에나멜 리무버(아세톤)를 한 통씩 샀다. 교통카드를 아세톤에 하룻밤정도 담궈 놓으면 카드가 흐물흐물 녹고 I.C.만 빠져나온단다. 성능에 이상 없고. 집에 노는 교통카드가 있어서 해보기로 결심했다. 3000원 정도 충전한 다음에 시도해 보아야지. 그렇지만 두 사람 다 귀차니스트의 절정이라서 과연 누가 먼저 할까, 홍채인식으로 결재할 때 되어서야 하는 것 아니냐 하고 있다. 아세톤도 '지금 안 사면 언제 살 지 몰라서' 일단 사들고 왔으니.

즐거운 하루였다. 아침에 너무 서둘러 나가다가 가장 아끼는 귀걸이 한 짝을 웜홀 구멍(하필이면 손가락 만한 그 구멍으로 떨어진담)에 떨어뜨렸지만 괜찮다. 떨어진 걸 어쩌겠어. 헛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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