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 5일 월요일

2005년 12월 5일 월요일

결혼을 앞두고 일시 귀국하신 YJ님, 아스님과 서울대입구 스타벅스에서 만났다. 볼 때마다 멋진 YJ님이 선물로 'Twelve Teas of Chirstmas'라는, 삼각형 상자 열두 개에 각기 다른 홍차 티백이 든 멋진 차 세트를 선물로 주셨다. 아스님이 받으신 선물은 자그마치 M&M 베이더경 통.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길 건너편에 있는 떡볶이 집에 가서 점심 식사를 했다. 내가 학교 앞 분식집 같은 곳에서 파는 떡볶이를 제대로 먹어 본 적이 없다고 해서, 이참에 도전해 보기로 한 것이다. 휴대용 가스렌지(?)위에 면, 떡, 오뎅, 고추장 등을 넣은 냄비를 얹어 놓고 끓으면 떠 먹는 떡볶이였다.

식후에는 맛있는 케익을 먹기 위해 스타벅스로 돌아갔다.(...) 서울대입구는 정말 황량하다니까. 커피와 케익을 먹으며 SF와 번역 이야기를 많이 했다. 번역서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책이라든지, 가장 번역하기 어려운 책이라든지......생각하고 있던 기획안에 대해서 말을 꺼냈는데, 말을 하다 보니 나 자신 정리되는 부분도 있어 즐거웠다. 어쩌면 몇 년 안에 실제로 해 볼 수 있을지도.

한참 수다를 떨다가 저녁 시간이 되어 또 뭘 먹을까 고민. 스타벅스 근처에 있는 '산채'라는 한식집에 갔다. 나는 처음 가 보았으나, 아스님과 YJ님은 일전에 가 보신 곳인 듯 했다. 들깨 가루, 들깨 소스 등이 들어간 요리가 많았다. 나는 들깨가 든 국을 곁들여 비빔밥을 먹었는데, 추운 날씨에 따뜻한 음식을 먹으니 속이 살살 녹았다. 저녁은 YJ님이사셨다. 여행지의 식사, 가장 이상한 음식, 도저히 못 먹을 것 같은 음식, 희귀식물/동물 등(ex 달의 위상 변화에 따라 배의 달 모양이 이지러졌다 차올랐다 하는 반달곰)에 대해 떠들었다. 은행나무는 중국-한국-일본 일부 지역에만 있는 희귀종이라는 사실을 새로이 알게 되었다.

여덟 시가 넘어 헤어졌다. 아스님과 YJ님은 지하철 역으로 가시고, 나는 마을버스를 타고 신림동으로 넘어가 예전에 다니던 독서실에 재등록을 했다. 오랜만에 YJ님을 다시 뵙고, 좋아하는 분들과 종일 재미있게 논 것이 너무 기뻤다. 그래서 싱글싱글 웃으면서 "오랜만이에요! 등록 하러 왔거든요. 좌석표 좀 보여주시겠어요?" 했더니, 낯이 익은 총무님이 "합격하셨어요?" 물으신다. 여전히 싱글벙글 하며, "아뇨, 떨어졌으니까 다시 왔죠!" 라고 답했더니 요새는 2차 합격 하고 연수원 준비 때문에 독서실 다니는 학생들이 많더라는 둥, 예뻐져서 좋은 소식 들으신 줄 알았다는 둥, 어쩔 줄 몰라 하며 수습하기 바쁘시다. 본의 아니게 곤란하시게 한 듯.

층은 다르지만 작년에 썼던 것과 같은 자리가 비어 있어 즐거웠다. 싸간 살림을 풀고 개정판 책을 두 권 사서 조금 풀어 보다가 열한 시에 귀가, 선물받은 차 중에 계피향 홍차를 마셔 보았다. 정말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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