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월 6일 목요일

2005년 1월 6일 목요일 : 고시생 잡담

1. 생활의 차이
내가 가는 고시식당 입구에는 손님들이 먹고 싶은 메뉴 이름이나 음식에 대한 소감을 남겨 놓는 화이트보드가 걸려 있다. 지난 주에 그 화이트보드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탕수육 正
찰고구마 ㅜ

며칠 후, 메뉴로 찰고구마가 나오자 누군가 화이트보드의 글귀를 이렇게 바꿨다.
다수설 - 탕수육 正
판례 - 찰고구마 ㅜ


2. 관점의 차이
요전에 고시생 친구들과 수다를 떨던 중, 친구 A양이 꿈에 영화배우 조승우 님이 나와서 사귀자고 했다는 얘길 했다. 그러나 사시생 A양은 '고시생이라서 시간이 없어서 연애 못 해요.'라고 답하고 말았단다. 그 이야기를 들은 고시생 B, C, D, E 양(제이 포함)은 '우와, 꿈인데, 그냥 사귀자고 하지.', '너무 아깝다!', '그래도 좋겠다.' 같은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최근 지인(프로그래머)과 영화 이야기를 하다 조승우 님이 화제에 올라 이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제이: (...전략....) 그랬어요. 저같으면 꿈이니까 사귀자고 했을 텐데.....히히.
S님: 잠깐, 그거 이상하지 않아?
제이: 네?
S님: 아니, 꿈이 아니라도 이상하잖아? 멋진 남자가 사귀자고 하는데 단번에 거절하다니, 그건 현실이라면 더 이상할 상황이라고요!

예, 듣고 보니 그렇습니다. OTL


3. 내공의 차이
이건 오늘 이야기. 배식대 근처에 앉아 저녁식사를 하고 있는데, 파란색 '츄리닝' - 그렇다. 이건 '운동복'이나 '트레이닝 복'이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 츄리닝이다. - 을 입은 남자분이 들어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색 '츄리닝'을 입은 남자분이 들어오더니 먼저 들어온 분에게 아는 척을 했다.
검정: 아, 안녕하세요. 식사하러 오셨나봐요.
파랑: 아, 예.
검정: (파랑을 훑어보더니 깜짝 놀란 듯 큰 목소리로) 아니, 그런데 옷이 왜 그러십니까!
파랑: (당황하며) 아아, 글쎄 오늘 좀...[뭔가 시간이 없어서 제대로 못 입었다든가 하는 말을 중얼중얼]
검정: (전혀 농담이 아니었다는 듯이)으-핫핫핫핫, 농담입니다, 농담.

물론 유심히 보니 검은색 츄리닝은 좀 깨끗하고 파란색 츄리닝은 구깃구깃했지만, 저기, 똑같은 츄리닝 아니에요?;

4. 몰라도 되는 고시계 약어 설명
(1) 행시 = 행정고시 (2) 외시 = 외무고시 (3) 지시 = 지방고시 (4) 입시 = 입법고시 (5) 법무 = 법무사 (6) 감평 = 감정평가사 시험 (7) 모강 = 모의고사 시험과 풀이 강의

댓글 7개:

  1. 아니 이게 왠 시트콤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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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검정"이란 인간은 제가 제일 싫어하는 타입이군요. :-) Jay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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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Raymundo님/ 보는 사람이 민망한 광경이긴 했지만, 두 사람의 관계를 모르니 그냥 재미있는 에피소드 정도로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 검정씨가 파랑씨에게 복수하고 있던 것일 수도 있잖아요? 하하.

    라이문도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onesound님/ '스터디그룹 인 고시촌'의 그 날까지 분발!(<- 대체 무슨 분발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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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하하하하 검정이 파랑에게 복수..언니는 왜 그렇게 항상 재미있는겁니까! 캬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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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사실은 블루와 블랙이 유명한 만담콤비가 아니었나 하는 추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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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그리고 사실 리더는 레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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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 올해의 베스트 코멘트 후보에 입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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