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월 15일 토요일

2005년 1월 15일 토요일 : 월드 오브 투모로우 (Sky Captain and the World of Tomorrow)


흑임자죽

야채죽

신촌에서 오랜만에 미엽이를 만났다. 무얼 먹을까 고민하며 연대 앞길을 걷다가 개점한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본죽 신촌점을 발견했다. 그래, 아침엔 죽이지. 좋아하는 흑임자죽을 배불리 먹었다.

원래는 지혜가 귀국했다기에 셋이 함께 만나기로 했으나, 나는 평일에 시간을 낼 수 없고, 지혜는 대구에서 서울까지 올라오기가 힘들어 결국 나와 미엽이 둘만 만났다. 멀리서 온 지혜 얼굴을 못 보아 몹시 아쉬웠지만, 덕분에 거의 일 년 반만에 미엽이를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사실 미엽이네 집과 우리 집은 지하철로 이십여 분 거리에 있는데 약속 한 번 잡기가 이렇게 어렵다. 어쨌든 오랜만이었는데도 마치 어제 헤어졌다가 다시 본 것처럼 편하기만 했다. 식후에는 신촌 스타벅스에 가서 신나게 수다를 떨었다. 다음 일정이 없었다면 하루 종일 이야기를 나누었을 지도 모른다. 일어나기가 어찌나 아쉽던지. 실내 가름벽 위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타이머를 맞춰 함께 사진을 찍었다. (관광객 모드) 미엽이가 작년에 나 주려고 사 두었다는 생일 선물도 받았다.

집에 와서 잠깐 쉬고, 지구정복비밀결사 영화분회에 나갔다. 충무로 대한극장, 'Sky Captain and the world of tomorrow', 수현님, fool님, 파란날개님, 동진님, 에라오빠, 나 이렇게 여섯 명. fool님께서는 영화 상영이 끝나자마자 나가셔서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영화는 재미있었다. 젠틀맨 리그, 헬보이 계열이었달까나.(=A급 자본과 배우를 투입해 만든, B급 정서가 살아있는 영화) 실제로는 폭발했던 힌덴부르크호가 뉴욕 시 상공에 착륙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오프닝 시퀀스가 무척 인상적이다. 대체역사소설 팬 입장에서는 글로 읽던 장면을 영상화했다는 점만으로도 더없이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정말 B급 답게 웃기단 말이지. 주드 로가 주연인데다 그레이트 졸리님까지 나오시고. 냥날님 말씀처럼 이건 '동인물'......

영화를 본 후에는 에라오빠 차를 타고 대학로로 이동했다. 커리집에서 저녁을 먹고, 베스킨라빈스에서 후식을 산 다음 민들레영토에 갔다. 하이텔 과소동 모임이었다. 라슈펠님, 서늘님, 냥날님, 현준님, 코랄님, 휘오나님이 먼저 와 계셨다. 많이들 나오셨음 좋았을 텐데, 역시 연초 토요일 저녁이라 쉽지 않으셨나 보다. 커다란 세미나실에서 팬사인회+악수회, 게임(NDS + 게임보이), 잡담, 과소동 깃발 들고 춤추기(시삽님의 서비스), 종이접기를 하며 즐겁게 놀았다. 라슈펠님께서 만드신 종이비행기가 정말 잘 날아 깜짝 놀랐다. 집에 와서 이리저리 검색해 보니 잘 나는 종이비행기를 접는 방법이 아주 많고, 비행기마다 날리는 방법도 다르다. 한 가지 접어서 설명대로 날려 보았더니 꽤 먼 거리를 단번에 날아갔다. 이것이 바로 항공역학이군! 잔뜩 신이 나서, 모 종이비행기 사이트에서 첫손에 추천하던 책(The World's Greatest Paper Airplane and Toy Book)을 장바구니에 챙겨 넣었다.

일요일에는 종일 집에서 쉬었다. 이제 다시 월요일, 한 주 시작이다.

댓글 10개:

  1. 우와~ 열심히 노셨네요.짝짝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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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헬보이는 안봐서 모르지만 젠틀맨 리그는 찬성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B급도 못되는 어설프고 지루한 A급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함. s(-_-)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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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통로 쪽에 앉았는데, 안 일어나고 있으면 안될 거 같아 파란날개님 따라 일어났어요. 거기까진 좋았는데, 나오는 통로를 헛갈려버려서, 수현 님께만 인사드리고 가버린 셈이 되었네요. 인사도 안 남기고 무례하게 뜬 것 죄송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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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가족을 챙겨야 되는 몸이라 주말모임엔 아쉽게도 못갔습니다. 오랫동안 못본 회원님들이 많은데... 도난 사건에 대해서는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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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혹시나 tmecca를 이용한(할) 생각이시라면 가보시길. 드디어 해외배송료 무료정책을 펴는데다가 상당가격 할인까지. 연말에 주문한 3권만 하더라도 2만원가까이 아낄수 있었는데. 다만 주문뒤에 품절확인이 많은게 아쉽더군요. http://tmecca.co.kr/list/detail.html?isbn=0830628460&quantity=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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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제이님 모임 사진 있으시면 좀 보내주시면... ;



    종이접기 책 사시면 보여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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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mieux님/ s('ㅁ')v

    승민오빠/ 듣고보니!

    fool님/ 아아, 아닙니다. 제가 상훈님 대신 받아드리기로 한 책이 있는데, 미처 말씀을 못 드려 다시 가지고 가시게 한 것이 좀 마음에 걸리네요.

    scifi님/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라슈펠님/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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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음; 비공개로 답글을 남길 수가 없네요; 모임 분위기 표현용 한두장만 필요하니 제이님이 고르셔서 링크나 가르쳐주셔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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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사진 잘 받아서 올렸습니다.



    ...근데 정말 이런 사진들밖에 없나요?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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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흐흐, 팬서비스, 팬서비스. (의미불명)

    비행기 책 사면 모여서 종이접기 하고 놀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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