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7일 수요일

2004년 4월 7일 수요일 : 2004 교향악축제-서울시향

드보르작 / 첼로 협주곡 b단조 op.104
A. Dvorak / Cello Concerto in b minor, op.104
드보르작 / 교향곡 제9번 e단조<신세계로부터>op.95
A. Dvorak / Symphony No.9 in e minor “From the New World” op.95

지휘: 지외르지 와트
협연: 송영훈(Vc)

2004교향악축제 서울시향편이었다. 시험 전후로 시향 정기공연에 전혀 참석하지 못했기 때문에, 프로그램이 '시향이 아니라면 굳이 보러 가지 않을' 드보르작임에도 불구하고 챙겨 갔다. 듣자하니 이번 교향악축제에서는 첫날 코리안 심포니의 바그너가 대단했다더라. 개인적으로 꼭 들어 보고 싶었으나 놓친 팀은 제주시향. 오페라 백록담 레퍼토리 등 지역색을 잘 살린 프로그램이 눈길을 끌었다.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은 기대 이상으로 즐거웠다. 내가 드보르작을 꺼리는 이유는 이 작곡가의 '서정성'이 내 취향에는 너무 졸리기 때문인데, 이 첼로 협주곡은 뜻밖에 흥미진진하고 유쾌하여 씨익 웃으며 즐겁게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최근 지휘자 파동을 겪으며 흐트러졌던 시향이 오랜만에 꽤 힘이 들어간 연주를 보여주어 마음이 놓였다. 지외르지 와트의 지휘는 곽승씨에 비해 유한 느낌이었다. 곽승씨의 지휘는 악단을 확실히 '끌고간다'는 인상이 강하다. 단원들과 호흡이 잘 맞으면 멋진 공연이 나오지만 맞지 않으면 그야말로 대략 낭패가 되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지외르지 와트는 -레퍼토리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조금 더 풀어준다는 느낌.

신세계로부터는 역시나 듣기 힘들었다. 첼로협주곡이 무척 마음에 들었던 덕분에 완전 각성 상태로 듣기 시작했는데도, 3악장쯤 되자 슬슬 졸렸다. '신세계로부터'보다도 앵콜곡이 훨씬 마음에 들었다. 헝가리 무곡 5, 6번. 특히 6번은 워낙 유명한 곡이다 보니 관객들이 박자에 맞춰 박수까지 쳐서 절로 흥이 돋았다. 시작부터 끝까지 제대로 준비했음이 보이는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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