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4일 일요일

2004년 4월 4일 일요일 : 프랑스 아방가르드 회고전 - 라탈랑트



[물에 빠진 세상을 구하다] 두 시쯤 일어났다. 피자로 배를 채운 후 이럭저럭 하다 보니 어느덧 네 시가 되었다. 본래 집에서 푹 쉬려 비워 둔 주말이었지만, 막상 일어나자마자 저녁이 되어버리니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어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프랑스 아방가르드 회고전의 일정표를 찾아보았다. 여덟 시에 장 비고의 '라탈랑트'를 한단다. 귀찮아서 안 갈까봐 예매부터 해 둔 후 계속 빈둥거리다 나섰다.

영화는 한 마디로 '글쎄'였다. 중간중간 폭소를 터뜨릴 만큼 재미있었고 안개 낀 강이나 어수선한 카페 장면도 인상깊었지만 보는 내내 내가 뭔가 놓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무엇이 보이지 않는지를 모르니 답답했다.

시간 여유가 좀 있어 커피를 한 잔 사 들고 인사동을 가로질러 종로 3가역까지 걸었다. 영화 덕분인지 문득 라벨이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영화 자체는 라벨과 무관함), 집에 와서 찾아봤더니 내게는 라벨 음반이 단 한 장도 없다. 듣고 싶은 곡이 생기면 그제서야 하나 둘 주문하는 편이라 음반이 얼마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하다못해 편집음반에라도 한 곡 쯤은 들어 있을 줄 알았는데. 어떻게 그 흔한 볼레로도 없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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