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24일 토요일

2004년 4월 24일 토요일 : 포스코 심포니 페스티발


(카푸치노)

곰돌이를 그려보려다 실패. 계속 바라보니 얼굴에 돌 맞은 곰처럼 보이는 것도 같다. 우유는 꽤 멋지게 부었으나 얼굴 그리기가 어려웠다.

저녁에는 아우님과 포스코센터에 갔다. 포스코심포니페스티벌은 이번이 처음. 본 공연은 여섯 시에 시작하지만 다섯시부터 좌석권을 교환해 준다기에 일찍 나섰다. 표를 받은 다음 맞은편 스타벅스에서 베이글과 스콘을 먹으며 공연시간이 되기를 기다렸다.


(언니컵 동생컵 나란히 나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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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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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op.64
멘델스존 교향곡 3번 op.56
Vc. 김현아, 유러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금난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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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설 때 까지만 해도 날씨가 맑아 멘델스존에 딱 어울리는 봄날이구나 했는데, 저녁이 되자 우중충하게 흐려졌다. 그래도 교향곡에는 나쁘지 않았다. 금난새씨도 '주문 안 했는데 날씨가 딱 맞다'며 한 마디.
포스코 심포니 페스티벌에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건물 로비에서 하는 무료 공연이라 허술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대보다 훨씬 훌륭했다. 진행도 짜임새 있고, 연주도 좋고-특히 협연자를 꽤 신경써서 고른 것이 대번에 느껴져 대만족-, 음향도 뜻밖에 괜찮았다. 오케스트라의 뒤로 컴컴한 하늘이 보이니 분위기가 썩 그럴듯했다. 연주를 시작하기 전에 각 악장의 주제와 진행을 설명해 준 점에 플러스 백 점. 무엇이든 알고 들으면 훨씬 즐거우니까.
내 앞 자리에 앉은 사람이 너무 산만했던 것이 유일한 불만. 제발 듣기 싫으면 졸아주세요. 꼼지락꼼지락(손장난) 부스럭부스럭(프로그램뒤지기) 또닥또닥(문자보내기) 툭툭(발로 바닥치기)거리니까 괴롭다고요. 교향곡 3악장을 들으며 유리창 건너를 비스듬히 올려다보니 뉴스전광판에 '*** 10억 누드사기'같은 기사가 지나가고 있었다.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는 말이 절로 떠올랐다. 집에 와서 구글신께 여쭤보니 전도서 12장이란다. 어째서 이런 걸 기억하는 거지.;

여하튼 공연은 만족스러웠고, 2주 연속 아우님과 데이트해서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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