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11일 일요일

2004년 4월 11일 일요일 : 마이둡 무빙세일

오늘은 국세청 지하 밀레니엄 플라자에서 마이둡 무빙세일이 열리는 날이다. 진짜 '무빙'세일은 아니고, 사진촬영용으로 포장을 뜯었던 물건, 조금 흠이 있는 물건, 재고가 많이 남은 물건을 하루 동안만 싸게 판단다. 행사 시작 시간에 맞추어 가려 했지만 일요일 11시까지 어딜 가겠는가. 밥도 안 먹고 나갔는데도 행사장에 도착하니 12시였다. 세일 소식을 처음 알려주었던 승민오빠도 이미 와 있었다. 백 미터 밖에서도 승민오빠임을 알아볼 만한 멋진 새 옷을 입고 오셨다! 오늘의 최대 성과는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 호그리의 칵테일 포크이다. 언뜻 봐서는 눈에 띄지 않는 아주 작은 흠 때문에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더라. 얼른 챙긴 다음 승민오빠와 신기하고 재미있는 디자인 용품을 구경했다. 무료로 나눠주는 초컬릿을 까먹으며 이것 저것 골랐다.

승민오빠는 영화를 예매해 두었다며 먼저 가시고, 나도 조금 더 있다 학원으로 갔다. (여가까지 행복) 마음에 드는 물건을 여럿 사서 기분좋게 지하철을 타려던 차에, 손에 끈적한 것이 닿아 내려다 보니 아뿔싸, 무심코 걷는 사이에 텀블러가 기울어져서 아침 대신으로 마셨던 커피가 쇼핑백에 흘러들었다! 허겁지겁 지하철 역사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물건을 꺼낸 다음 하나하나 휴지로 닦았다. 다행히 금방 발견한데다 대부분 비닐 포장된 제품이라 끈적해지기 전에 해결할 수 있었다. 다 닦고 나서 지하철을 타니 학원은 완전 지각. 음.....하지만 호그리 포크를 싸게 샀으니 괜찮아!

수업이 끝나니 무척 피곤했다. 집에 와서 비빔국수를 먹고 가족들에게 오늘의 성과를 자랑한 다음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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