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참석자는 상훈님, 에라오빠, 까리용님, 나. 식사가 끝날 즈음에 고양이님도 오셨다. 몇 년 동안 가 봐야지 생각만 하던 모글에서 처음 식사를 하여 무척 기뻤다. 이태원에 있는 파키스탄 음식점으로, 넓고 시원하고 찾아가기 쉽다. 양고기갈비는 발라져 나온데다-야롤님께선 계속 감자탕에 들어가는 고기 같다고 주장하셨다- 말랑말랑하여 먹기 좋았다. 정신이 없어 식사를 제대로 즐기지 못한 점이 아쉽다.

샐러드

빵

밥

양고기갈비
까리용님과 헤어진 후, 압구정 커피빈으로 옮겨가 카푸치노를 마셨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특히 경아님의 울산 이야기는 대단히 흥미로웠다. 현대중공업이라는 기업이 울산 노동자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놀라웠다. 경아님 말씀을 빌리자면 '현대중공업에서 번 돈을 현대백화점에서 쓰고 아프면 현대병원에 간'단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그 도시 안에 사는 사람들 생활에서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국가는 이에 대해 어떻게 하고 있는지, 청소년들이 장래 직업을 선택하거나 가정을 이루는 데 이렇게 폐쇄된(혹은 기업기반의) 도시가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등 깊이있게 다루어 볼 만한 소재가 많다. 논문을 쓸 때까지는 몇 년이 남아 있지만, 당장 연구할 곳이 아니라도 적어 놓고 나중에 찾아봐야겠다. (note: '현대가족이야기'라는 논문 볼 것. 이화여대 여성학.) 특히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회복지정책론과 연결하여 구체적인 주제를 뽑아내 보자. 정부는 그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나? 학교는 어떨까? 대부분의 학부모가 같은 회사에 다닐텐데, 이 사실이 학생들 간의 관계/교사의 학습지도방향에 영향을 미칠까? 그렇다면 어떻게 어느 정도로? 기업과 학교 사이에는 상호교류가 있을까? 다른 기업중심의 도시들과의 차이점까지 생각하면 너무 주제가 커지고 일반론으로 흐를 위험이 있으니 최대한 구체적으로 나가야지. 에라님 말씀에 따르면 이번에 동진님이 발령받으신 '기업도시T/F'가 이와 연관이 있는 듯 한데, 그것까지 생각하면 사회복지정책과 방향이 맞지 않을지도.....?

커피치즈케익
여하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회장과 회장 아닌 사람의 차이는 짜장면을 자기가 시켜먹느냐 비서한테 주문하라고 시키느냐의 차이'라든가......) 헤어져 상훈님은 분당으로, 경아님은 지하철역으로, 나와 에라오빠는 멀지않은 곳에 있는 넥슨으로 향했다. 새로 연 사무실이 예쁘다는 말을 들어 구경하고 싶다고 했더니 흔쾌히 구경시켜 주셨다.
넥슨 사무실 사진(많아서 페이지를 나눔)
층마다 주조색이 다르다. 사무를 보는 곳은 깔끔하고 평범하게, 소회의실이나 휴게실은 주조색에 맞춰 다양하게 꾸며 놓았다. 멋지더라. 계속 이 상태로 관리하려면 비용이 꽤 들겠구나 싶었다. 건물사진 찍기가 너무 어렵다. 어디를 어떻게 찍어야 할지 몰라 이렇게 예쁜 건물 안을 구경하는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다니. 많이 찍었으나 마음에 드는 사진은 두세 장 밖에 없다. 건축 관련 사진집을 찾아보자. 예전에도 이 생각 한 번 했는데 귀찮아서 미루다가 그만 잊어버렸다. 특히 한 건물의 내부를 속속들이 찍은 사진집이 있으면 도움이 되겠다.
7시쯤 집에 돌아왔다. 챰, 카드는 결국 못 찾아 월요일에 재발급 받았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