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기대했던 것과 방향이 너무 달라 당황스러웠다. '팀 버튼'표 영화를 기대했는데, 뭐랄까, 온건한 가족영화였다. 물론 장면 곳곳의 연극적인 과장이나 환상과 현실을 자연스레 넘나드는 진행은 여전히 팀 버튼 다웠으나, 좀 더 감성적이고 잔잔했다. 감정의 낭비가 없이 깔끔하게 이어졌다는 점은 가족영화로서도 더없이 만족스러웠지만......흐음.
영화를 본 후 오랜만에 광화문 뽐모도로에 갔다. (체인이 아니다!) 역시나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갈 곳도 마땅찮고, 여기까지 걸어왔는데 싶어 우리도 줄을 서서 기다렸다. 푸짐하고 맛있는 파스타스파! 정말 엄청난 양이다.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리고 있는 '축제' 설치전을 구경했다. 재미있는 작품이 많다. 아래 사진은 수학공식을 새긴 커다란 스테인레스 구 세 개를 연이어 놓은 3X3=33이라는 작품이다. 이 외에도 노란색 캐릭터 인형으로 만든 이순신 장군 동상, 외계인같은 보라색 커플상(멋대로 외계인이라고 불러준 다음 다리 사이에 들어가 사진을 찍었다.) 등 흥미로운 작품이 많았다. 사진을 찍고 논 다음에도 배가 계속 불러, 운동겸 교보문고에 갔다. 편지지를 몇 장 사고, 디비디와 외국서적 쪽도 슬쩍 본 다음 차를 마시러 가다 다른 사람의 손에 들린 신문에서 탄핵 가결 소식을 보았다. 설마설마 했는데.

광화문 스타벅스에 가서 체스를 두 판 두었다. 일승일패. 진 판은 역시나 자승자박이었다. 좋아하는 린트 다크씬초컬릿을 사먹었고, 인수오빠도 선물로 맛있는 초컬릿을 주셨다. 우헤헤헤 초컬릿.



집에 오니 아우님이 편찮으셨다. 요즈음 계속 피곤하다기에 신학기라 그런가 했는데, 나 없는 사이 집에서 쓰러질 뻔 했단다. 깜짝 놀란 어머니께서 동생을 병원에 데려가신 사이 나는 책을 챙겨 학원에 갔다. 나도 굉장히 피곤했다. 갑자기 놀았다고 이 정도는 아닐 터인데 탄핵으로 놀라고 아우님 건강때문에 놀라서 그런가. 집에 일찍 들어가면 나까지 걱정거리가 될 것 같아 평소 귀가 시간까지 간신히 버텼다. 밤에 들어보니 아우님 상태가 영 불안하다. 일단 자세한 검사 결과는 화요일에 나온다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혈압이 갑작스레 떨어졌다질 않나-우리집 저혈압은 내 담당인데!-.....그 외에도......뭐, 일단은 화요일까지 기다려 봐야겠지. 미리 걱정한다고 있는 병이 낫는 것도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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