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3월 12일 금요일

2004년 3월 12일 금요일 : 빅 피쉬(Big Fish)

인수오빠와 서울극장에서 팀 버튼의 신작 빅 피쉬를 보았다. 삐약삐약 제목. 큰 물고기라고 하면 안 되나? 상영한 예고편 중에는 '테이킹 라이브즈'라는 영화가 있었다. 설마 저런 제목 그대로 내보낼 생각인 걸까.

영화는 기대했던 것과 방향이 너무 달라 당황스러웠다. '팀 버튼'표 영화를 기대했는데, 뭐랄까, 온건한 가족영화였다. 물론 장면 곳곳의 연극적인 과장이나 환상과 현실을 자연스레 넘나드는 진행은 여전히 팀 버튼 다웠으나, 좀 더 감성적이고 잔잔했다. 감정의 낭비가 없이 깔끔하게 이어졌다는 점은 가족영화로서도 더없이 만족스러웠지만......흐음.

영화를 본 후 오랜만에 광화문 뽐모도로에 갔다. (체인이 아니다!) 역시나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갈 곳도 마땅찮고, 여기까지 걸어왔는데 싶어 우리도 줄을 서서 기다렸다. 푸짐하고 맛있는 파스타스파! 정말 엄청난 양이다.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리고 있는 '축제' 설치전을 구경했다. 재미있는 작품이 많다. 아래 사진은 수학공식을 새긴 커다란 스테인레스 구 세 개를 연이어 놓은 3X3=33이라는 작품이다. 이 외에도 노란색 캐릭터 인형으로 만든 이순신 장군 동상, 외계인같은 보라색 커플상(멋대로 외계인이라고 불러준 다음 다리 사이에 들어가 사진을 찍었다.) 등 흥미로운 작품이 많았다. 사진을 찍고 논 다음에도 배가 계속 불러, 운동겸 교보문고에 갔다. 편지지를 몇 장 사고, 디비디와 외국서적 쪽도 슬쩍 본 다음 차를 마시러 가다 다른 사람의 손에 들린 신문에서 탄핵 가결 소식을 보았다. 설마설마 했는데.



광화문 스타벅스에 가서 체스를 두 판 두었다. 일승일패. 진 판은 역시나 자승자박이었다. 좋아하는 린트 다크씬초컬릿을 사먹었고, 인수오빠도 선물로 맛있는 초컬릿을 주셨다. 우헤헤헤 초컬릿.







집에 오니 아우님이 편찮으셨다. 요즈음 계속 피곤하다기에 신학기라 그런가 했는데, 나 없는 사이 집에서 쓰러질 뻔 했단다. 깜짝 놀란 어머니께서 동생을 병원에 데려가신 사이 나는 책을 챙겨 학원에 갔다. 나도 굉장히 피곤했다. 갑자기 놀았다고 이 정도는 아닐 터인데 탄핵으로 놀라고 아우님 건강때문에 놀라서 그런가. 집에 일찍 들어가면 나까지 걱정거리가 될 것 같아 평소 귀가 시간까지 간신히 버텼다. 밤에 들어보니 아우님 상태가 영 불안하다. 일단 자세한 검사 결과는 화요일에 나온다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혈압이 갑작스레 떨어졌다질 않나-우리집 저혈압은 내 담당인데!-.....그 외에도......뭐, 일단은 화요일까지 기다려 봐야겠지. 미리 걱정한다고 있는 병이 낫는 것도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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