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5월 8일 월요일

2006년 5월 8일 월요일

바쁜 하루였다.

오전에는 H회에 가서 면접을 보았고, 점심에는 B사에 가서 맛있는 영양삼계탕을 먹은 후 기획 관련해서 몇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발에 맞지 않는 구두 때문에 힘들어서 일단 귀가, 집에서 잠깐 쉰 후 오후 네 시쯤 동생과 함께 조부모님 댁에 갔다. 다른 친척분들도 몇 분 계셨다. 케이크와 카네이션을 드리고 잠시 있다가 아버지와 교대해서 나왔다.

저녁에는 용진군과 아지바코에 가기로 했었다. 약속 시간 사이가 약간 비어 한양문고에 잠시 들러 책 구경을 하고 만화책을 몇 권 샀다. 대충 시간이 되었다 싶어 이대 앞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자리에 앉아 래핑을 뜯었는데, 에잇, 파본이 아닌가! 게다가 인쇄상 파본이 아니라 책장이 죽 찢어진 파본이었다. 당장 교환하지 않으면 귀찮아 질 것 같아 신촌에서 내려 홍대 앞으로 돌아가 책을 바꿨다.

그리고 다시 버스를 탔는데 용진군에게서 전화가 왔다. 동진님이 아 따블르에서 식사하자고 했으니 광화문으로 가잔다. 떨떠름한 기분으로 (나는 일정이 갑작스레 바뀌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 이대 앞에 도착해 보니, 기다리고 있던 용진군이 아 따블르는 자리가 없으니 다른 데 가야 한단다. 그래서 원래 계획대로 아지바코에 가려고 했으나 - 정기 휴일이었다. -_-

중략하고 여덟 시 반 쯤 용진군, 동진님과 이대 후문 쪽에 있는 프렌치 레스토랑 '작은 프랑스'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프렌치가 아니라 '한국식 양식'이라는 느낌이었다. 요리로 보아서는 어버이날에 붐비기 딱 좋은 레스토랑이던데 뜻밖에(?) 한산하고 조용해서 이야기하며 천천히 식사하기에는 괜찮았다. 금/흡연석 구분은 따로 없는 듯. 배가 고파서 허겁지겁 먹었으나, 그 와중에도 용진군에게 삶에 대한 가르침을 전수하는 일은 게을리하지 않았다.

저녁 식사를 늦게 시작한 터라 식사를 마치자 마자 일어섰는데도 열한 시가 넘어서야 집에 도착했다. 집에 와서는 아버지, 어머니, 동생과 안방에 옹기종기 모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쉬었다. 혈연은 애정이 없을 때에도 관계를 외면할 수 없기 때문에 어렵다. (오늘 만난 소설가 S님은 '서로 안 친한 친척끼리 모여 봤자 결국 싸움 밖에 안 난다.'고 하셨다.) 우리 식구는 서로 사랑해서 정말 다행이다.

댓글 4개:

  1. 이대앞에 있는 일본라면집이라면 "아키바코"가 아니라 "아지바코"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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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따블르 식사는 용진군이 요청해서 제가 전화해서 알아본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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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앗, 그랬군요. 저는 동진님이 오신다고 한 줄 알았어요.

    나그네님/ 수정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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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아지바코에 가신다면 약간 실망하실지도 몰라요.

    일본에서 먹었던 바로 그 맛을 기대했는데, 가게마다의 개성이 있어서일지도 모르지만...

    같이 갔던 사람들끼리 전부 다른 메뉴를 시켰는데, 전 어느 것이든지 약간 국물이 짜다는 생각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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