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26일 일요일

2006년 11월 26일 일요일 : 조셉 멘케비츠 특별전 - 유령과 뮤어 부인

서울아트시네마의 멘케비츠 특별전 프로그램으로 1947년 작 [유령과 뮤어 부인] 을 보았다. 극장에서는 앞 회차를 보시고 이 영화를 기다리던 새벗님과 마주쳐셔, 상영 앞뒤로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다. 새벗님 말씀에 혹해서 화요일의 [발자국]을 예매했다.

싫어하지 않았지만 사랑하지도 않았던, '그냥 그렇게' 같이 살던 남편이 죽은 후, 젊은 미망인인 뮤어 부인은 어린 딸과 예전부터 시중을 들어 주었던 가정부만 데리고 시어머니와 시누이의 집에서 나온다. 이제 독립적인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하던 그녀는 바닷가 부동산을 알아보러 갔다가 예전에 선장이 살았다는 마음에 쏙 드는 집을 발견하지만, 중개업자는 그 집을 소개하기를 매우 꺼린다. 자살한 선장의 유령이 나오는 집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망과 시설이 좋으면서 집세가 놀라울 만큼 싼 집이 마음에 든 뮤어 부인은, 실제로 집을 보러 갔을 때 유령의 웃음소리를 듣고 놀라 나왔으면서도 그 집에 들어가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실제로 선장의 유령을 만난다. 계속 쓰려다가 귀찮아서 후략. 전형적이라기보다는 고전적이라고 칭하고 싶은, 인물의 성격과 그들 사이의 관계가 잘 살아 있는 로맨스이다. 대사들이 아름다웠고, 사랑보다는 인생과 시간에 대해 말하는 듯한 영상이 돋보였다. 보면서 많이 웃었지만, 재미있었다고 말하기는 조금 어려운 영화이기도 하다. 결혼을 앞둔 딸에게 뮤어 부인이 "I've found compensations.(정확한 대사는 기억이 안 남)"이라고 말하는 부분은 무척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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