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교정, '매지션' 1권 작가후기
미리보기(?)
"어둠의 속도에 대해 궁리하고 있었어."
내가 시선을 떨어뜨리고 말한다. 내가 말을 하면, 잠깐이라도 다들 나를 바라볼 것이다. 모두의 시선을 느끼고 싶지 않았다.
"어둠에는 속도가 없어. 어둠이란 빛이 없는 공간일 뿐이야." 에릭이 말한다.
"만약 누가 중력이 1 이상인 세상에서 피자를 먹으면 어떻게 될까?" 린다가 묻자, 에릭이 걱정스런 말투로 대답한다,
"몰라."
"무지의 속도야." 린다가 말한다.
나는 잠깐 어리둥절했다가 이해한다. "무지는 지보다 빨리 확산하지." 린다가 씩 웃고 고개를 꾸벅인다. "그러니 어둠의 속도는 빛의 속도보다 빠를 수 있어. 빛이 있는 곳에 늘 어둠이 있어야 한다면, 어둠은 빛보다 먼저 나아가야겠지."
(제1장)
"빛의 속도는, 진공 상태에서 빛의 속도는 값이 있어요......그렇지만 어둠의 속도는......"
"어둠에는 속도가 없어." 루시아가 말했다.
"그저 빛이 없는 곳일 뿐이지. - 부재(不在)에 붙여진 명칭일 뿐이야."
"저는......저는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톰이 백미러를 살짝 보았다. 루의 얼굴은 조금 슬퍼 보였다.
"어둠이 얼마나 빠를지 생각해 봤어?" 톰이 물었다.
루시아가 그에게 시선을 보냈지만, 모르는 체 했다. 루시아는 그가 루와 단어 놀이에 빠질 때마다 걱정했지만, 톰은 딱히 해가 될 일이 아니라고 보았다.
"어둠은 빛이 없는 곳이죠. 빛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곳이요. 어둠이 더 빠를 수도 있어요. - 항상 먼저 있으니까요."
"혹은 어둠에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을지도 모르지. 먼저 그 자리에 있으니까. 운동이 아니라 장소로."
"어둠은 실체가 아니야. 그저 빛이 없는 상태를 일컫는 추상적인 개념일 뿐이야. 움직임을 가질 수가 없어......"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빛도 어떤 추상적인 개념인 셈이지. 그리고 금세기 초에 빛을 멈추기 전까지, 사람들은 빛이 운동, 입자, 파동으로만 존재한다고 말하곤 했어."
날선 목소리로, 아내가 얼굴을 찡그리고 있음을 보지 않고도 알 수 있었다.
"빛은 진짜야. 어둠은 빛이 없는 것이야."
"가끔 어둠은 어둠보다 더 어두운 것 같아요. 더 짙죠."
"정말 어둠이 진짜라고 생각해?"
루시아가 몸을 반쯤 뒤로 틀며 물었다.
"'어둠은 빛의 부재로 특징지어진 자연 현상이다.'"
루가 인용임을 분명히 드러내는 단조로운 강연투로 말했다.
"고등학교 공통과학 교과서에 쓰여 있었어요. 그러나 이 말은 사실상 아무 것도 가르쳐 주지 않죠. 선생님은 별들 사이의 밤하늘이 어두워 보여도 사실은 빛이 있다고 - 별들이 사방에서 빛을 방출하기 때문에 빛이 있고, 그렇지 않다면 별이 보이지 않으리라고 하셨어요."
(제6장)
축하드려욧! :) 땡끝!!!!
답글삭제고맙습니다. :)
답글삭제과연 진짜로? 언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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