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월 13일 금요일

2006년 1월 13일 금요일

미국에서 일시 귀국해 있던 친구 지혜가 출국을 앞두고 서울에 올라와서, 오늘 미엽이네 집에서 함께 아침식사를 했다. (아침식사라고는 해도 지하철 고장으로 내가 무척 늦는 바람에 사실상 아점이었다.)

부지런한 미엽이는 오늘도 청국장이라든지 잡곡밥이라든지 생선구이라든지 하는, 보통 자취생으로선 엄두도 내기 힘들 반찬을 마련해 두었더라. 새벽 네 시 반부터 일어나 준비했다는 얘길 들으니 고맙기도 하고, 지각한 것이 미안해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거의 이 년여만에 만난 지혜는 정말 얼굴이나 행동이나 예전과 똑같았다. 허나 지혜는 날 보더니 못 알아볼 만큼 달라졌단다. 어쨌든 지혜가 3학년이라니 놀랍다. (지혜가 자기도 놀랍단다. 하하.) 반갑고 기뻤다. 특히 일부러 연락 준 것이 고마웠다.

따뜻한 방에서 내가 가져간 녹차롤을 곁들여 국화차를 마시며 잠깐 수다를 떨다가, 오후 한 시 쯤 일어났다. 나가는 길에 골목에서 미엽이 어머님을 처음 뵈었는데, 미엽이와 느낌이 굉장히 비슷해서 신기했다.

오후에는 신촌 파스쿠치로 이동 아스님과 진아님을 만났다. 진아님으로부터 '네 멋대로 해라'를 고맙게 받고 - 학창시절 정말 좋아했던 만화다 - 같이 커피를 마시고 [미엽이가 싸준] 쿠키와 귤을 먹으며 번역과 창작과 출판과 작가들과 연애와 이성 취향과 티브이 드라마에 대해 수다를 떨었다. 아스님이 'Firefly'라는 드라마를 적극 추천하셔서나도 한 번 보고 싶어졌다. 생각해 보니 일전에 루크님도 괜찮다고 하셨었지.

집에 와서 쿨쿨 잤는데, 밤 열한 시 반에 그만 깨 버렸다. OTL 내일은 치과에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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