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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31일 수요일

2010년 3월 31일 수요일

공익변호사그룹 공감의 황필규 변호사님을 뵈었다. 공감 사무실에 처음 가 보았다. 꽤 횡설수설했지만, 나 자신이 명확하게 정리하지 못한 문제들에 대해서 조언을 구하러 갔으니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말씀을 많이 들었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여러가지 의미에서 각오를 다질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저녁에는 문지문화원 강의를 하고 나서 동진님과 데이트를 했다. 사이 1층에 내려갔는데 와 있어서 깜짝 놀랐다. 함께 홍대 앞 [멘야요시]라는 라멘집에 갔는데, 아주 맛있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먹어 본 일본라멘 베스트 2에 들어갈 정도로 훌륭했다. 자주 갈 것 같다. 학교 바로 앞에도 있다고 하니 꼭 가 볼 생각이다.

2010년 2월 25일 목요일

2010년 2월 25일 목요일

부슬비가 왔다.

대학원 동기 수진을 티타임에 초대했는데, 집에 커피가 없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여의도역으로 가서 커피를 한 봉지 사며, 겸사겸사 조각케이크도 두 개 골랐다. 낮에는 이번에 공감에서 인턴을 한 수진과 커피+케이크로 티타임. 인턴 중에 혼자 로스쿨생이었다니 부담스러웠을 것 같다. 성소수자 쪽을 맡고 있는 장서연 변호사님과 함께 일했다고 한다. 사건에 관한 이야기도 들었는데, 실무에서 부딪히는 상황들은 역시 참 어렵겠구나 싶었다. 공익변호를 필요로 한다고 해서 모두 피해자는 아니다.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선을 알아가는 과정도 참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공감에 보냈던 밤양갱을 수진도 하나 먹었다고 해서 웃었다.

수다를 떨다 보니 시간이 금세 갔다. 생각치 않았던 속 깊은 이야기까지 해버렸(?)지만 편안하고 즐거웠다. 함께 집을 나서서 나는 홍대입구역으로 갔다. 문지문화원 겨울강의 마지막 날이었다. 배명훈 님이 오셔서 [타워]와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해 주셨다. 강좌가 끝난 후에는 다함께 카페 히비로 갔다. 커다란 테이블을 예약해 두었는데, 열한 명이 둘러 앉으니 꽉 차더라. 동진님도 퇴근길에 튤립을 한 송이 들고 왔다.

이번 강좌에는 내가 K사에서 번역하고 F지에도 실은 적이 있는, 공감각을 소재로 한 소설(만화)을 읽으셨다는 공감각인이 오셨다. 첫 강의 때, 수업이 끝난 후 와서 그 책을 읽은 공감각인이라고 말씀해 주셨었는데, 따로 여쭤볼 시간이 없어서 종강일인 오늘에야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공감각인들 한 명 한 명의 경험이 무척 다르다는데, 이 분은 마침 내가 번역한 책의 주인공과 같이 글자에 색이 보이는 공감각인이셔서 굉장히 신기했다. 이상하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계속 다른 사람들도 다 그런 줄 알았어요."라고 하셨다. 어렸을 때 어머니께 "엄마, 나 친구 누구누구 이름 생각하면 이런이런 색이 떠오른다?"라고 한 적이 있는데, 어머니가 쏘쿨하게 "그래? 난 안 그런데." 라고 대답하고 넘기셨단다. 그래서 "아, 나 같은 사람들이 더 많지만 엄마는 안 그렇구나." 하고 납득하고(?) 살다가, 몇 년 전에야 공감각인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알게 되어서 지금은 모 연구의 피실험자이기도 하단다. 한글 자모와 영문, 숫자 모두 색깔이 보이는데 숫자가 가장 선명하고,  컬러인 글자를 보면 그 색이 공감각의 색과 맞지 않는 경우에는 기분이 나빠진달까, 우울해진달까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단다.

또 모 도서관 관장님도 "도서관 홍보하러" 오셔서 도서관에 관해 생각해 볼 거리를 많이 주셨다. 자신의 일을 확실히 알고, 애정과 책임감을 갖고 말할 수 있는 프로란 멋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안 읽은 책이 없으신 듯.; 초 레어템인 [HAPPY SF]에 실렸던 [앨리스와의 티타임]까지 보셨다고 하셔서 깜짝 놀랐었다. 수강생 분들에게 종강 선물로 책갈피도 나누어 주셨다. 첫 번역서인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를 감명 깊게 읽어 주신 분으로부터 종강 선물로 호두파이도 받았다. 그 외에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들어 즐겁고 뿌듯했다. 언제까지 사이에서 강의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봄 강좌도 개설되어 또다른 독자 분들과 만날 수 있다면 좋겠다.

집에 와서는 시어머니께서 생일이라고 보내 주신 스테이크 고기를 한 점 구워 먹었다. 굉장히 맛있었다! 후식으로는 남편이 생일 케이크 대신 준비한 PAUL의 레몬타르트를 나누어 먹었다.

멋진 생일이었다.

2010년 2월 19일 금요일

2010년 2월 19일 금요일

컨디션 악화로 오전에 센터에 가지 못했다. 어머니께서 오셔서 순두부찌개를 끓여 주셨다. 월남쌈 재료도 장만해 주시고 냉장고에서 키우던 수상한 생물체들도 처리해 주셨다. 한 끼 제대로 먹고 나니 한결 살 것 같았다. K사 증정본이 왔다.

저녁에는 작년 공감 인권법 캠프 같은 조 사람들과 함께 삼계탕을 먹었다. 정범오빠, 규연, 선희언니, 준연씨가 왔고, 공감에서 인턴을 하고 있다는 명희는 일이 늦게 끝나 2차에 합류했다. 명희가 인턴을 하고 있는 줄도 몰랐는데, 수요일의 토론회 자리에 있었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미리 알았으면 인사라도 했을 텐데, 아쉬웠다.

피로가 다 풀리지 않은 탓인지, 2차로 간 주점이 너무 시끄러워서였는지 머리가 멍해져서 먼저 일어났다. 남편이 데리러 와 주었다.

나에 관한 헛소문을 다시 들었다. 누군가 중간에서 단단히 착각한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