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월 24일 금요일

2006년 2월 24일 금요일

졸업식 날이라 학교에 갔다. 올해 졸업하는 동기들은 물론이고, 아직 학기가 남은 동기/선배들도 여럿 만나 반갑고 즐거웠다. 역시 올해 졸업인 혜수 언니를 못 찾아 아쉬웠지만, 그래도 어제 휴학계 내러 간 길에 우연히 뵙긴 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랄까나. 사진을 많이 찍었으나, 내 카메라를 쓰지 않았기 때문에 나중에 몇 장이나 받을 수 있을지 조금 걱정이다. 동기들의 부모님들도 오셨는데, 경훈 아버님이 경훈이와 정말 닮은 - 정확히 하자면 경훈이가 아버님을 닮은 것이지만 - '로맨스 그레이'셔서, "경훈이도 나이 들면 저렇게 되는 거야?(두근두근)" 하고 감탄했다. 졸업생들, 가족들, 재학생들로 학교가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

졸업 앨범을 받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무거워 들고 다닐 엄두가 나지 않아 독서실 의자 밑 - 사물함에 안 들어가더라 - 에 살짝 넣어 두고 왔다. 내일 집에 가져와야지.

저녁에는 파이낸스 센터 지하 1층에 있는 지중해 요리 전문점 '라 보테가(La Bottega)' 에서 지구정복비밀결사 2005년 송년회를 했다. 오랜만이라서인지 많이들 오셨다. 참석자는 yarol님, 동진님, as님, 파란날개님, cosmo님, kyoko님(와인협찬), rashper님, 서늘님, 에라오빠와 scifi님, 누리님(와인협찬). 바로 옆 건물에서 근무하는 강명님은 이번에 내신 책만 나눠 주고(고맙습니다) 다시 일 하러; 가셨다.

'라 보테가'에서는 부야베스와 빠에야를 먹었다. 부야베스와 빠에야는 각각 해물탕과 철판 볶음밥 비스무레한 스페인 해물 요리다. 빠에야를 먹으러 가자고 몇 년 동안 야롤님과 말만 하고 있었는데, - 같이 가기로 했던 압구정의 스페니쉬 레스토랑은 그 사이에 문을 닫았다.; - 오늘 마침내 미션 하나 클리어 실제로 먹었다. 해산물을 좋아하지 않는 내 입맞에 기대 이상으로 잘 맞았다. 초코무스로 식사를 끝낸 다음, 늦게 오신 scifi님과 누리님을 위해 주문한 빠에야를 또 먹었을 정도다.


부야베스

빠에야

티라미수

초코무스

요리 전문가이신 kyoko님 덕분에 먹고 있는 음식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어 좋았다. 뒤에 오신 누리님은 소뮬리에시란다. 이 두 분만 오시면 지정사는 천하무적겠소이다.

그동안의 지정사 활동상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피라미드식 활동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지정사 용어집'을 만들자는 얘기도 나왔다. 만들어서 유료 판매하는 건 어떨까나......(망상 돌입)

용어집에 들어갈 단어 중 '제이 모드' 라는 말이 있다. 창안자는 상훈님.
a님: '제이모드'란 말을 듣더니 sh가 밥만 먹고 집에 가는 거 아니냐더군요.
n님: 제이모드면 밥만 먹는 게 아니라 밥하고 디저트까지 먹고 가는 거 아닌가?
y님: 그게 아니라, 짧은 시간에 밥과 술을 와구와구 먹으며 압축적으로 노는 게 제이모드라니까.
j: ...... 제이모드의 권위자로서 단언하는데, 그건 아닙니다. 아니에요. -_-
---

감기 때문에 아직 고생 중이신 상준님이 다른 일로 먼저 일어나시고, 나와 종인님, 동진님은 열 시 십 분쯤 나왔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반가운 얼굴도 많이 본, 행복한 하루였다.

댓글 2개:

  1. 내가 생각하는 제이모드란 맛있는 밥과 디저트를 먹은 뒤 의자에 뒤로 기대 앉아서 '공부하러 가야 되는데 일어나기가 귀찮네~'라고 중얼거리는 모드일 것 같은데 ~(-_-)~

    답글삭제
  2. 제이모드의 권위자로서 오빠의 해설을 정론으로 인정!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