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월 10일 토요일

2004년 1월 10일 토요일

SF팬덤 내 우주정복비밀결사 산하 식도락회가 중국집 향토미식성에 모였다. 신촌에 잠깐 들러 수현님께 책을 드린 다음 에라오빠와 함께 식당에 갔더니 루크님, 야롤님, 제이드님이 벌써 도착하여 전채를 드시고 있었다. 잠시 후에 고양이님과 달팽이님도 오셨다. 8인분을 예약했으나 상준님이 갑작스런 사정으로 못 오시는 바람에 일곱 명이 8인분 정탁을 [거뜬히] 먹어치웠다. 차림이 푸짐한 식당인데 맛도 있고 흥이 돋아 배부른 줄 모르고 계속 먹었더니 나중에는 일요일 아침식사를 못 할 만큼 속이 꽉 찼다.
모임은 엄청나게 즐거웠다! 오리대신 닭이라는 속담, 학과 오리 사이의 신비한 친척관계, 섭금류, 인육의 맛, 야롤님께 75달러를 바치고 망해버린 요쿠르트 회사 등...... 웃느라 정신이 쏙 빠졌다.

식사 후엔 에라오빠, 고양이님, 달팽이님과 홍대입구 근처에서 가볍게 커피를 한 잔 들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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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음식은 맛있어 보이게 찍기가 힘들어 걱정했으나 집에 와서 보니 그럭저럭 괜찮은 작품이 나와 만족했다. 확실히 사진이 조금 늘기는 한 것 같다. 거의 손을 대지 않아도 작년이나 재작년 사진보다 훨씬 낫다.
요즈음 나는 틈만 나면 '혼을 담아 찍는다'느니 '궁극의 사진'이니 하는 말을 한다. 새삼스레 이러는 이유는 최근 '미스터 초밥왕 애장판'을 보았기 때문이다. 초밥에 정성을 다하듯 음식 사진에 정성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불타오르고 있다. 물론 나의 목표는 배부른 사람도 허기를 느끼고 배고픈 사람은 모니터를 부수고 싶어지는 궁극의 사진.

혼 하니까 생각나는데 나는 언제나 '요리 SF/fantasy'를 쓰고 싶었다. 하지만 떠오르는 줄거리는 '같은 부엌에 살던 커리왕자와 케이크공주가 헤어진 다음 천신만고 끝에 다시 만났으나 재회의 기쁨도 잠시, 케익과 커리가 섞여 못 먹을 음식이 되어버리는 바람에 음식쓰레기통에 버려졌다는 슬픈 사랑이야기'같은 것 뿐이다. 여기에 '음식쓰레기통에서 고생하던 케익과 커리가 나노테크를 이용해 커리케익으로 거듭난다'는 SF를 2부로 덧붙여도 별로 나아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요새는 나노테크도 한물 가서.....스페이스 오페라가 다시 인기라는데 '케익과 커리의 성간대모험'은 아무래도 좀 이상하단 말이지. 여하튼 그래서 '혼을 담은 음식 사진'을 소재로 한 줄거리를 생각해 보았다. 전설적인 사진가가 음식 사진을 찍으며 음식의 혼을 빼앗는다. 때문에 맛있는 음식이 사라진 세상! 주인공(들)은-
더 쓰고 싶지만 내일을 위해 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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