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오랜만에 센터에 갔다. 다음주부터 다시 수업에 들어간다. 양성과정을 끝냈기 때문인지 몰라도 국어 수업을 한다. 긴장된다. 늦은 점심으로는 동진님이 인도에서 사 온 커리와 또띠아를 먹었다. 그런 다음 피곤해져 잠시 누웠는데, 곤히 잠들어 버려 지정사에 나가지 못했다. 이상한 시각에 잠들어서 머리가 몹시 아팠다. 밤에 시어머니에게서 공부 하라는 전화가 와서-_- 깼으나, 두통약은 없고 통증은 더 심해져서 울면서 괴로워했다. 지정사에 평소에 자주 오지 않던 분들도 참석하셨다는 소식을 들으니 서럽기도 했다.
신켄져 첫 변신
이쯤에서 다시 보는 신켄쟈 1화의 첫 변신 신. 이 장면을 보고 감동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모레면 2009년 수퍼전대, 사무라이전대 신켄져가 끝난다. ㅠㅠ
보우켄쟈 스타트업 장면만 모은 동영상이 틀림없이 있으리라고 생각해서 유튜브를 계속 뒤졌는데 안 나온다. 모든 멤버가 있는 기본 변신 장면은 금세 찾았는데, 개성 있는 스타트업 편집 영상이 있으리라고 생각했건만.....총알에 대고 변신하는 제34화의 블랙 변신이나, 땅에 대고 변신하는 제31화 핑크의 변신, 액션 중에 칼에 대고 변신하는 제15화 레드 변신 등등을 모은 영상이 없다니......보고 싶을 때마다 보려면 직접 만들어야 하는 건가?
길었던 학부과정을 마치고 서울로 귀향한 용진군이 오후에 놀러 왔다. 딱 내 한국어교사양성과정이 끝나는 2월 4일부터 출근한다고 해서 주말에 만났다. 멀리 와 준 것도 고마운데 착실하게 딸기쨈 롤케익도 가져 왔더라. 동진님 표 커피와 함께 먹었다. 저녁은 도미노피자. 전단지에 혹해 하나당 428kcal을 자랑하는 도미노피자 베이크 롤을 주문해 봤다. 고칼로리의 기운이 마구마구 느껴졌다. 피자에 베이크롤까지 먹었더니 배가 너무 불러서 나중에는 머리가 아팠다.
밤에는 동진님과 [사무라이 전대 신켄져]를 보았다. 다음주면 신켄져 완결, 발렌타인 데이부터 [천장전대 고세이쟈]가 시작된다. 2010년의 [가면라이더 더블]을 안 보고 있기 때문에, 수퍼전대라도 열린 마음으로 볼 작정이었다. 그런데 전대미문에 올라온 1~3화 다이제스트를 봤더니, 글쎄, 제1화에서 레드가 변신 카드를 잃어버려 변신조차 못 한다고 한다!! 나는 레드는 역시 카리스마!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잖아도 이번 [고세이쟈]는 블랙과 옐로가 남매지간이라는 설정 때문에 심심한데 (남매지간이면 러브라인이 하나 줄어든단 말이닷) 덜렁덜렁 레드라니, 후.......[사무라이 전대 신켄져] 같은 걸작 다음 전대이니 어떤 것이라도 아쉽게 느껴지긴 하겠지만, 그렇다 해도 역시 시청자의 의욕을 한 풀 꺾는 설정이다. 그래도 일단은 열린 마음, 열린 마음으로, 올해도 러브라인에 주목해 보려고 한다.
시부모님과 점심을 먹고 동진님표 커피를 함께 마셨다. 두 분이 가신 후에는 시부모님이 오신다고 급하게 치운 거실에서 아이폰을 가지고 놀았다. 어떤 블로깅이라도 진지하지 않아 보이게 할 만한 훌륭한 짤방을 찍고 오후 2시에 이미 알찬 하루를 보낸 듯 뿌듯한 기분이 되었다. 프로필 사진에 올렸다. [폭룡전대 아바렌져]의 엔딩곡에 맞추어 꿈틀거리는 모습이다. [폭룡전대 아바렌져]의 엔딩곡은 언제 들어도 웃을 수 있는 좋은 노래다. 멋으로야 2004년의 데카렌져가 한수 위지만, 아바렌져 엔딩곡의 후렴구가 갖는 엄청난 중독성이란! 예전에 만화 [감독 부적격]에서 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운전하는 장면을 보고 그 기분을 알겠어서 한참 웃었다.
(50초 정도부터는 꼭 보시길!)
동진님은 교회에 가고 나는 집에서 맥북에어를 만지작거리며 놀았다. 어제 좀 쉰 덕분에 한결 기운이 났다. 동진님이 저녁으로 빵과 슈크림을 가지고 돌아와 함께 맛있게 먹고 [판타스틱] 기획기사 관련 인터뷰에 답을 써 보냈다. 문지문화원 강의 내용도 정리해서 올렸다.
그 뒤에는 동진님과 함께 [사무라이전대 신켄져] 제45화를 보았다. 타케루가 그림자 무사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시바 카오루가 당주의 자리에 올랐다. 시바 카오루 꽤 박력있다. 내가 사무라이라면 정말 괴로울 것 같다. 세상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짐)을 안고 있는 10대 청소년들에게 저렇게 큰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고 반인권적이라는 생각도 했다. 어쨌든 코바야시답게 이야기를 잘 뽑아내서 '으흑흑, 타케루우우우우우우!체에엣, 멋지잖아아아아!'라고 외치면서 몰입해서 보았다.
당주의 핏줄이니 정당성을 가진다는 설정 자체에는 역시 거부감이 든다. 물론 모든 것을 알고 계신 코바야시 님은 시바 카오루가 모지카라에의 통제력이나 싸움 실력에서도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지만, 결국 시바 카오루를 당주로 만든 것은 그 핏줄이니.......으흑, 타케루우우우우우우!
밤 9시까지 임선생님께서 교안을 만들어 보내주기로 하셨는데, 9시 좀 넘어서 시간에 못 맞추겠으니 일단 이걸로 보라고 파일이 왔다. 꽤 시간이 걸렸을 번거로운 결과를 보고 송구했다. 받은 대로 스물 몇 장을 출력하긴 했지만 비전문가이다보니 이건 왜 여기 있고 저건 왜 저기 있는지 잘 알 수가 없어서 키노트를 만드는 데 생각보다 시간이 훨씬 오래 걸렸다.(월요일에 학교에 가서 여쭤보니, 조금 예상했던 대로; 교안 만드는 과정 파일들을 일단 보라고 모두 함께 보내셨던 것이라 한다) 길어질 것 같아 토요일 밤에 동진님이 장을 봐 온 채소들을 다듬어 화이트와인 소스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다.
새벽 두 시 반 쯤 대충 마무리했다. 결과물은 그럭저럭 마음에 든다. 바쁘지만 평화로운 일요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