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에 개강을 했다. 졸업학기인데 학점이 꽉 찼다. 어떻게든 주 4를 만들어 보려 애쓰고 있지만 성과가 없다. 조별 과제 있는 수업 싫고 관심 없는 주제도 싫고 1교시도 싫으면서 학교에 자주 안 가려고까지 하니 잘 될 리가 없다.
개강 전에 신청한 전공수업은 [실천윤리학], [형이상학], [사회철학특강], [언어철학], [인도불교철학], [한국불교철학] 이었다.
[한국철학사]를 강의하셨던 규장각 연구원인 박해당 선생님이 한국불교철학 강의를 하시기에 얼씨구나 하고 신청했는데 강의실에 가 보니 학생이 나 포함해서 단 둘이었다. 게다가 나는 (어쨌든 소속상) 사회복지학과, 다른 한 명은 종교학과. 한국불교철학은 상당히 인기가 있는 강좌로 들었는데, 이번에는 어찌된 일인지 폐강위기다. 기본적으로 서양철학과 개신교 관련 종교수업이 보다 인기가 있기는 해도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수강신청 변경기간 동안 버텨 볼까 생각했으나 자칫 꼬여 폐강되면 졸업을 못 하기 때문에 오늘 종일 고민하다가 결국 [서양중세철학]으로 바꾸어 넣었다. 뜬금없이 아퀴나스냐! 졸업 전에 불교 수업을 좀 더 듣고 싶었는데 무척 아쉽다. [한국불교철학]과 함께 들으려 신청한 [인도불교철학]도 애매하게 되었다.
[하이데거와 나치즘]으로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박찬국 선생님을 [형이상학] 수업에서 처음으로 뵈었다. 수업 교재는 [안티크리스트]이고 (시간이 되면 [우상의 황혼]까지 볼 수도 있단다) 한 학기 내내 니체를 공부한다. 박찬국 선생님은 단풍 들기 직전에 비를 맞아 떨어져서 몇 번 밟힌 나뭇잎 같은 잿빛 배바지를 입은 분이었다. 아아, 개강 첫날부터 사랑에 빠져버린 나.
[언어철학]은 강진호 선생님의 강의. 상당히 까다롭고 벅찬 수업이 될 것 같다. 선생님이 처음부터 철학과 다른 전공을 듣지 않은 학생이나 타과생, 좋은 학점을 받아야 하는 학생은 다시 생각해 보라며 겁을 주신다. 원래 4학년 수업이기도 하고, 실제로 강진호 선생님은 수업 관리를 철저히 하시는 분이다. 하지만 이렇든 저렇든 영미분석철학 전공자의 언어철학 강의가 있는데 어찌 듣지 않고 졸업하랴! 그저 강의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감사 하니 생각나는데, 이번 학기에 훗설 원전 강독 수업을 개설하겠다고 하셨던 이남인 선생님은 어찌하여 학부 수업을 하나도 열지 않으셨나요......학부생은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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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탕한 삶의 한가운데에서도 잊지 말아야 할 것:
(1) 철학과 졸업사정 (~9/5) / 졸업면담 (~9/26)
(2) 졸업신청서 작성 (~9/5), 철학사상연구소 (6-409)
(3) 사회복지학과 교과분류 변경 확인 / 졸업신청서 문의
(4) 교정지 (오늘 새벽까지 볼 듯-_-)
(5) 역자 후기
(6) 역자 2교 (G사, 방문, 이번주)
(7) 번역 (H사, ~9/7)
(8) 번역 (W사, ~9/19)
(9) 번역 (K사, ~9/30)
(10) 번역 (C사, ~10/30)
비밀 댓글 입니다.
답글삭제@Anonymous - 2008/09/03 16:00
답글삭제고맙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비밀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