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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23일 화요일

2010년 3월 24일 수요일

이명현 님과 교내에서 만나 LORD SANDWICH에서 점심을 먹었다. 독특한 천문학회 가방을 선물로 받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학교의 종교적 보수화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들었는데, 아주 충격적인 내용도 있었다.

문지문화원 봄 학기가 개강했다. 이번에는 수강생이 많지 않아서,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해 보려고 한다. 이 강좌를 통해 과학소설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많이 만나서 참 즐거웠다. 마지막 학기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내가 즐거운 만큼 오시는 분들도 즐거우시면 좋겠다.

2010년 2월 25일 목요일

2010년 2월 25일 목요일

부슬비가 왔다.

대학원 동기 수진을 티타임에 초대했는데, 집에 커피가 없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여의도역으로 가서 커피를 한 봉지 사며, 겸사겸사 조각케이크도 두 개 골랐다. 낮에는 이번에 공감에서 인턴을 한 수진과 커피+케이크로 티타임. 인턴 중에 혼자 로스쿨생이었다니 부담스러웠을 것 같다. 성소수자 쪽을 맡고 있는 장서연 변호사님과 함께 일했다고 한다. 사건에 관한 이야기도 들었는데, 실무에서 부딪히는 상황들은 역시 참 어렵겠구나 싶었다. 공익변호를 필요로 한다고 해서 모두 피해자는 아니다.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선을 알아가는 과정도 참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공감에 보냈던 밤양갱을 수진도 하나 먹었다고 해서 웃었다.

수다를 떨다 보니 시간이 금세 갔다. 생각치 않았던 속 깊은 이야기까지 해버렸(?)지만 편안하고 즐거웠다. 함께 집을 나서서 나는 홍대입구역으로 갔다. 문지문화원 겨울강의 마지막 날이었다. 배명훈 님이 오셔서 [타워]와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해 주셨다. 강좌가 끝난 후에는 다함께 카페 히비로 갔다. 커다란 테이블을 예약해 두었는데, 열한 명이 둘러 앉으니 꽉 차더라. 동진님도 퇴근길에 튤립을 한 송이 들고 왔다.

이번 강좌에는 내가 K사에서 번역하고 F지에도 실은 적이 있는, 공감각을 소재로 한 소설(만화)을 읽으셨다는 공감각인이 오셨다. 첫 강의 때, 수업이 끝난 후 와서 그 책을 읽은 공감각인이라고 말씀해 주셨었는데, 따로 여쭤볼 시간이 없어서 종강일인 오늘에야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공감각인들 한 명 한 명의 경험이 무척 다르다는데, 이 분은 마침 내가 번역한 책의 주인공과 같이 글자에 색이 보이는 공감각인이셔서 굉장히 신기했다. 이상하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계속 다른 사람들도 다 그런 줄 알았어요."라고 하셨다. 어렸을 때 어머니께 "엄마, 나 친구 누구누구 이름 생각하면 이런이런 색이 떠오른다?"라고 한 적이 있는데, 어머니가 쏘쿨하게 "그래? 난 안 그런데." 라고 대답하고 넘기셨단다. 그래서 "아, 나 같은 사람들이 더 많지만 엄마는 안 그렇구나." 하고 납득하고(?) 살다가, 몇 년 전에야 공감각인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알게 되어서 지금은 모 연구의 피실험자이기도 하단다. 한글 자모와 영문, 숫자 모두 색깔이 보이는데 숫자가 가장 선명하고,  컬러인 글자를 보면 그 색이 공감각의 색과 맞지 않는 경우에는 기분이 나빠진달까, 우울해진달까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단다.

또 모 도서관 관장님도 "도서관 홍보하러" 오셔서 도서관에 관해 생각해 볼 거리를 많이 주셨다. 자신의 일을 확실히 알고, 애정과 책임감을 갖고 말할 수 있는 프로란 멋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안 읽은 책이 없으신 듯.; 초 레어템인 [HAPPY SF]에 실렸던 [앨리스와의 티타임]까지 보셨다고 하셔서 깜짝 놀랐었다. 수강생 분들에게 종강 선물로 책갈피도 나누어 주셨다. 첫 번역서인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를 감명 깊게 읽어 주신 분으로부터 종강 선물로 호두파이도 받았다. 그 외에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들어 즐겁고 뿌듯했다. 언제까지 사이에서 강의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봄 강좌도 개설되어 또다른 독자 분들과 만날 수 있다면 좋겠다.

집에 와서는 시어머니께서 생일이라고 보내 주신 스테이크 고기를 한 점 구워 먹었다. 굉장히 맛있었다! 후식으로는 남편이 생일 케이크 대신 준비한 PAUL의 레몬타르트를 나누어 먹었다.

멋진 생일이었다.

2010년 1월 21일 목요일

2010년 1월 21일 목요일

가장 긴장되는, 개인 1차 모의수업일이었다. 계속 바빴던 터라 몹시 피곤했기 때문에 수요일에는 귀가하자마자 일단 한 숨 잤다. 그리고 일어나서 교안을 다시 만들었다. 톡 튀는 부분이 있었으면 싶은데 좋은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아 문법 제시와 연습 부분의 키노트만 일단 열심히 만들며 괴로워하다가, 자정 쯤에 메신저에 들어온 초천재 아우님에게 SOS를 쳤다. 내가 가르쳐야 하는 내용과 한국어 교재에 있는 예문 몇 가지를 설명하자 놀랍게도 멋진 제안을 쏟아낸다! 아우님의 얘기를 들으니 수업 후반부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알 수 있었다. 관련된 교구제작 링크와 파일도 바로 보내 주어서 한국어에 맞게 편집해서 완성했다. 아우님은 굉장하다. 현명하고 너그러우며, 열의와 재능이 있는 선생님이다. 직업인으로서 존경하고 있다. 아우님이 가진 장점은 소박해 보이기도 하는 것이어서, 예전에는 내 눈에는 저렇게 환히 빛나는 아우님의 장점을 사람들이 한 눈에 알아보지 못해 속상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20대 중반에 접어들자 주위에서도 깨닫기 시작하는 것 같다. 아우님처럼 겸손한 성격이 못 되는 나는 속으로 거 보라며 우쭐거리고 있다.

그리하여 다 만들고 나니 새벽 6시. 화요일에 수업참관을 했던 덕분에 오전에는 수업이 없었다. 한 숨 자고 학교에 가서 정규수업을 들은 후 모의수업 발표를 했다. 프로젝터와 노트북을 연결하지 못해서 생각했던 대로 진행하지는 못했지만, 좋은 조언을 많이 들었고 다음 모의수업 시간에 어떻게 해야할 지 알 수 있었다. 담당 선생님이 아우님이 권한 대로 만든 교구를 보고 수업 시간에 쓰고 싶으니 나중에 파일을 보내 달라고 하셔서 뿌듯했다.

저녁에는 문지문화원에 갔다. 내가 특히 좋아하는 [젠더] 시간이었다. 날씨가 추운데도 많이들 출석해 주셔서 놀랍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밤에는 너무 피곤해서 기절하듯 잠들었다.

2010년 1월 14일 목요일

2010년 1월 14일 목요일

점심 때 개인지도 할 학생 분을 만났는데 법학대학원생이었다. 한국어교사양성과정에 지원할 때 로스쿨 재학중임을 쓰지 않았으니 정말 우연한 배정이다. 한국어로 이미 석사공부를 하고 있는 만큼, 한국어도 거의 능통하고 자신도 있어 보였다. 연세대에 다니고 있다고 했더니 얼마 전에 신년하례식에서 연대 법대 교수님을 만났다며 "김, 김....."하고 기억을 더듬더라. 불안감이 엄습했다. 아니나다를까, 학생이 보여 준 명함에는 김마X 교수님의 성함이......서울대 신년하례식에 가서 우리 학교에도 서울대 출신들이 있지만, 서울대 출신이라고 해서 꼭 잘 잘 하지는 않더라는 드립을 치고 갔다고 하셨단다.

내 얘기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마침 둘 다 법 공부를 하고 있으니 전공에 관한 텍스트로 개인지도를 해 보기로 했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발표수업은 임선생님의 훌륭한 발표 덕분에 잘 끝났다. 말씀하시면서도 계속 수업에 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시는 모습에 감탄했다. 오늘은 발표 수업일이라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끝났다. 동원관 1층의 '오 키친'에 처음 가 보았다. 브로콜리 수프와 마늘치킨 리조또를 먹었는데, 양을 잘 몰라 과하게 주문해버려 리조또를 조금 남겼다. 문지문화원에 여유있게 도착해 안심했다.

밤에는 낮에 있었던 일 때문인지 또 학교가 나오는 꿈을 꾸었다. 종강한지 이제 한 달이 되었는데 아직도 학교가 나오는 꿈을 계속 꾼다. 패턴은 거의 같다. 질문에 답하지 못하거나, 교실에 들어갔더니 더 무서운 교수님으로 바뀌어 있거나, 뒷문이 없는 교실인데 지각을 해서 앞문으로 들어가지 못해 망설이거나 들어가서 혼나거나, 성적경쟁이 생사를 건 경쟁으로 발전하거나 한다.


2009년 11월 12일 목요일

2009년 11월 12일 목요일

문지문화원 사이 제 8강, [한국] 수업일이었다. 배명훈 님이 귀한 시간을 내어서 와 주셔서 한국 SF역사에 대한 소개는 간략히 하고 배명훈님의 이야기를 들었다.

거울 서면 인터뷰를 읽은 적은 있지만, 배명훈 님이 작가로서 인터뷰 하는 모습을 직접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말씀하시는 내용에서나 자세에서나 다시 생각해 볼 만한 배울 점이 많았다.

저녁은 수업 전에 아우님과 JOEY'S에서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