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월 31일 월요일

2005년 1월 31일 월요일



2월 2일이 어머니 생신이라, 30일에는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함께 일산에 있는 단골집 가나안 오리농장('가나안 덕'으로 상호를 바꾸었더라.)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31일 저녁에는 생신파티를 했다. 아우님이 생신 당일에 집에 없을 예정이라 며칠 앞당겼다. 생일 케익에 초 마흔 여섯 개를 꽂다가, 문득 초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이: 다섯 살 짜리 초가 있으면 좋겠어.
아우: 그러게.
아버지: (천연덕스럽게) 뭘 자꾸 꽂노. 그냥 네 개만 꽂으면 됐지.

.....아버지 최강......

2005년 1월 31일 월요일 : 버릇버릇

1. 잠버릇은 어때?
- 팔을 머리 위로 쭉 뻗고 잔다.

2. 술버릇은 어때?
- 전혀 안 마셔서 모름.

3. 공부는 어떻게 해?
- 철저한 계획형이다. 일단 전체 공부량 중 하루에 할 수 있는 최대치를 계산한 후 그 80%를 목표로 잡아 계획을 짠다.

4. 돈은 주로 어디에 써 ?
- 식비와 도서구입비.

5. 말버릇이 있다면?

계속 읽기

2005년 1월 29일 토요일

2005년 1월 29일 토요일




오르되브르

수프

그린샐러드

안심스테이크

'프랑스 지방요리'

후식

후식 2(과자)

동진님과 삼청동에 있는 '프랑스식 밥집' 아 따블르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일전에 우연히 소개글을 읽은 후 줄곧 어떤 곳일지 궁금했는데 오늘에야 가서 직접 먹어 보았다. 주택가에 있는 일층 한옥을 개조해 만든 테이블이 모두 여덟 개 (하나는 방) 뿐인 단정하고 아담한 밥집으로, '쉐프 이미지의 전형'이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 첫인상이 '헉, 요리만화에 나올 법한 느낌의 쉐프가 정말 있다니' 였을 정도다 - 주인장이 직접 메뉴를 소개하고 음식을 날라 준다. 게다가 음식까지 맛있다! '누구에게나 추천할 만 한 음식점' 이 아니라 '소문나서 번잡해질까 두려우니 나만 살짝 가고 싶은 음식점' 에 가깝더라.

동진님께서 쓰시던 익시 200을 얻었다. 파시라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고맙습니다.) 참, 참꼴님께서 이번에 작업하신 하나은행 탁상 달력도 하나 구했다. 달력 작업을 하신다기에 기대했다가 판매용이 아니라 은행 선물용임을 뒤늦게 알고 안타까워 하던 차에, 마침 여분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냉큼 얻었다. '잘 찍었다'는 생각보다 '좋은 사진'이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멋진 사진을 찍으시는 분임을 새삼 느꼈다. 좋은 사진이나 좋은 글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에스프레소 더블

식후에는 근처에 있는 클럽 에스프레소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었다. 오늘 찍은 사진은 대체로 마음에 든다. 식사는 맛있고 대화는 즐거웠으니, 당연하겠지.

2005년 1월 24일 월요일

2005년 1월 23일 일요일 : 쿵푸허슬


녹차아이스크림케익

아우님의 생일이라 자정에 파티를 했다. 보통 우리 집 케익 담당은 아우님이기 때문에, 오랜만에 내가 고르려니 어쩐지 어색했다. 이 케익은 베스킨라빈스의 신작으로, 어머니의 평을 빌리자면 '녹차가루 맛'. 아무리 그래도 기념일을 위한 케익인데 Congratulations도 Happy Birthday도 아닌 Green Tea라고 쓰인 장식판을 붙여 놓다니 싶었다.

오전에는 친구 전션과 서울극장에 가서 영화 '쿵푸허슬'을 보았다. 일 주일 내내 고대하고 있었던 영화였는데, 무서워서 크게 당황했다. 특히 전반부에서는 눈을 제대로 뜨고 있을 수가 없었다. 실제로 한 방에 사람을 죽이기로는 칼이나 도끼보다 총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썩둑썩둑 잘려나가는 장면을 보면 두렵고 속이 거북해진다. 특히 전혀 대비치 못한 첫 장면에서 충격을 받은 탓인지 오늘 내내 발목으로 손이 갔다. 주인공이 악당을 무찌르는 후반부는 비교적 재밌게 보았고, 중간 중간 나오는 패러디 역시 즐거웠다. 실망하지는 않았으나, 너무 피가 튀어 내 취향이라 하지는 못하겠다.


스프와 토스트

과일와플

점심은 카페 이마에서 먹었다. 예전에 눈여겨 보아 두었던 스프와 과일와플을 주문했다. 여기 와플은 양이 정말 많다. 조조영화를 본 덕분에 우리가 첫 손님이었다. 느긋하게 식사를 하고 수다를 떨었다. 무심코(?)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지나치게 많이 했다. 가끔은 사후 세계나 천국, 혹은 환생에 대해 아주 조금이라도 믿을 수 있다면 마음이 훨씬 편할텐데 하고 생각한다. 사람이 죽는 영화를 보면 마음이 더없이 불편해지는 것도 만들어진 장면이라는 생각보다 '한 사람의 생이 저렇게 끝'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믿지 않는 것이 아니라 믿지 못하는 것이다. 내심, 무신론자인 - 꽤 오랫동안 불가지론자 시늉을 했으나, 나도 남도 믿지 않음을 깨닫고 그만두었다 - 내 뒷덜미에 끈적하게 붙은 목숨에 대한 집착은 열성적인 유신론자의 신앙심과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존재를 증명할 수 없는 존재로부터 구하는 위안은 어떤 기분일까.

전션이 나와 전션의 고등학교 친구인 윤정이를 우연히 만났다며 연락처를 전해 주었다. 고등학생 때 줄곧 친하게 지냈으나 대학교 2학년 때 즈음에 연락이 끊겨, 어디서 무얼 하고 지내나 늘 궁금했는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소식을 듣게 되어 무척 기뻤다. 전션은 27일에 출국한다. 말 없이 휭하니 사라질 때가 많은 친구라, 미리 알려 준 것이 고마웠다.

오후 두 시쯤 귀가해 집에서 쉬었다. 2005년 1학기도 휴학하기로 결정.

2005년 1월 23일 일요일

2005년 1월 22일 토요일 : 릴레이 영화 퀴즈 8

규칙

- 문제를 내는 사람은 그 영화와 관련된 일곱 개의 힌트를 제시합니다.
- 그 힌트를 보고서 정답을 유추할 수 있는 사람은, 힌트들에 대한 설명을 그 포스트에 덧글로 달아 놓습니다.
- 덧글을 다는 사람이 반드시 정답자일 필요는 없습니다. 즉, 제목을 알고 힌트를 하나만 설명할 수 있는 경우에도 덧글을 달 수 있습니다.

- 단, 정답자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덧글을 달 때에는 해당 영화의 제목은 밝히지 말아야 합니다.
- 정답자가 되기 위해서는 영화 제목과 힌트 다섯 개 이상에 대한 설명을 한 덧글 안에 정리해서 올려야 합니다.

- 정답자에 대한 출제자의 확인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 정답자는 자신의 블로그에 다음 문제를 낸 후 이전 글에 트랙백을 걸어놓습니다.
- 정답을 맞추고도 2시간 내에 다음 문제 포스팅을 하지 않는 경우. 출제권은 자동 소멸되며, 바로 전 문제의 출제자가 한 번 더 문제를 냅니다.

- 정답자가 출제권을 포기하는 경우에도 바로 전 문제의 출제자가 한 번 더 문제를 냅니다.


힌트
1. 신채호
2. 갈래머리 소녀와의 풋사랑
3. 여명
4. 귀여워
5. 아편
6. 휘날리는 코트 자락
7. 상해, 연해주, 북경

이 릴레이 퀴즈에서 중요한 것은 '설명하기 어려운 힌트를 낸다!'임을 깨달았습니다. 하하하.

2005년 1월 22일 토요일

2005년 1월 22일 토요일 : 릴레이 영화 퀴즈 7

규칙

- 문제를 내는 사람은 그 영화와 관련된 일곱 개의 힌트를 제시합니다.
- 그 힌트를 보고서 정답을 유추할 수 있는 사람은, 힌트들에 대한 설명을 그 포스트에 덧글로 달아 놓습니다.
- 덧글을 다는 사람이 반드시 정답자일 필요는 없습니다. 즉, 제목을 알고 힌트를 하나만 설명할 수 있는 경우에도 덧글을 달 수 있습니다.

- 단, 정답자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덧글을 달 때에는 해당 영화의 제목은 밝히지 말아야 합니다.
- 정답자가 되기 위해서는 영화 제목과 힌트 다섯 개 이상에 대한 설명을 한 덧글 안에 정리해서 올려야 합니다.

- 정답자에 대한 출제자의 확인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 정답자는 자신의 블로그에 다음 문제를 낸 후 이전 글에 트랙백을 걸어놓습니다.
- 정답을 맞추고도 2시간 내에 다음 문제 포스팅을 하지 않는 경우. 출제권은 자동 소멸되며, 바로 전 문제의 출제자가 한 번 더 문제를 냅니다.

- 정답자가 출제권을 포기하는 경우에도 바로 전 문제의 출제자가 한 번 더 문제를 냅니다.
힌트

1. '트루먼 쇼'
2. "We were hoping that he would get married and have childern."
3. 빌린 사다리
4. '테이킹 라이브즈', '월드 오브 투모로우', '킬 빌'
5. 타이탄
6. 카시니
7. 염기 서열

2005년 1월 17일 월요일

2005년 1월 17일 월요일 : 고시생 잡담

고시계 용어 중에 '단권화'라는 것이 있다. 분량이 방대하고 법과목이 많은 시험 특성상, 책 한 두 권만 가지고는 필요한 학설이며 판례, 이론을 모두 찾아보기 쉽게 정리하기가 무척 어렵다. 그래서 대부분의 고시생들은 기본서 한 권을 정한 다음, 그 책에 다른 참고서, 문제지, 학원 수업에서 배운 중요한 내용을 첨가하여 시험장에 가지고 갈 자신의 책으로 만든다. 이것이 바로 단권화이다.

사람 사는 동네 어디든 마찬가지듯이, 이곳에서도 도난사고가 꽤 자주 일어난다. 카세트, 강의테입, 지갑, 책. 그 중에서도 가장 끔찍한 일이 바로 책 도난이라 할 수 있다. 물건은 사면 된다. 하지만 정리한 책은 돌아오지 않는다. 책 값이 문제가 아니다.

처음 내 자리에 들어가 코트를 벗어 걸치고 책상 위에 따뜻한 물컵을 올려 놓을 때 까지만 해도 나는 무엇이 없어졌는지 몰랐다. 책상 어딘가가 헐겁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공부를 시작하려고 자리에 앉아 독서대를 보았을때야, 금요일 밤에 급히 귀가하느라 펼쳐 놓은 채 두고 나갔던 헌법 기본서가 사라진 것을 알았다. 다른 물건은 모두 그대로였다. 심지어 신판 한국사 책조차 제 자리에 얌전히 있었다. 내가 뭔가 착각했나 싶어 사물함을 열고 뒤져 보았다. 사실 그럴 리가 없었다. 하루 종일 하는 일이 같은 자리에 앉아 책을 펼치고 넘기고 덮고 챙겨넣는 것인데, 가장 중요한 헌법 기본서를 다른 곳에 두고 잊었을 리가 없다. 시험까지는 이제 고작 한 달 남짓. 일 년 동안 정리한 책이 없어졌다고 생각하니 눈 앞이 아득해졌다. 새 판례를 첨가하고 틀린 객관식 문제의 지문을 정리하고 밑줄을 쳐서 천이백 페이지짜리 책을 겨우 손에 익혔다. 이럴 일이 아닌데 싶으면서도 순간 눈물이 났다.

좌후방이 벽인 제일 구석 자리라 설마 했다. 사물함에 책을 넣어두지 않은 내게 이차적인 책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일차적인 책임은 시험을 코앞에 두고 다른 사람이 정리한 기본서를 쏙 빼간 쪽에 있지만. 어이가 없다. 세상에, 헌법이란 말이다. 다른 사람의 물건을 이렇게 쉽게 가져가는 사람이 헌법 공부를 한다니-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내가 순진하기 때문일까. 형법 책을 도난당했다면 정말 기분 희한했겠다는 생각이 떠오르자 순간 웃음이 터진다.

일단 심호흡을 크게 하고, 서점에 나가 똑같은 책을 새로 사 왔다.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은 새 책이 낯설다. 뭐, 어쩌겠어. 껄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