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 27일 월요일

2004년 12월 26일 일요일

2004년 12월 26일 일요일 : 장 피에르 멜빌 회고전 '도박꾼 밥'







정훈님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멜빌의 흑백영화 '도박꾼 밥'을 보았다. 도박은 참으로 중독성이 강한 것이라는 교훈을 얻었다. (요약) 영화를 본 후에는 달에 가서 점심식사를 했다. 맛있는 커리! '바람에 흩날리는 안남미처럼 자유롭게 날아가려면, 돈을 벌 때가 아니라 쓸 때 움직여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정말)





식후에는 인사동 길을 가로질러 카페 뎀셀브즈에 갔다. '홈메이드 초코케익'이라는 메뉴가 있기에 주문해 보았다. 누구네 집에서 만든 걸까.; 이런 저런 재밌는 이야기를 들었다. 창 밖으로 초록색 풍선도 하나 날아갔다.(안 떨어지고 굉장히 높이 날아 사라졌다.)

광화문 교보에 들러 갈까 하다가 귀찮아서 그냥 집에 왔다. 놀다 보면 하루가 금새 간다는 교훈을 얻었다. (새삼스레)

2004년 12월 25일 토요일

2004년 12월 25일 토요일









지구정복비밀결사 송년회 날이었다. 기념일인 덕분인지 굉장히 많이 오셔서 깜짝 놀랐다. 아스님, 강명님, fool님, 야롤님, 동진님, 코스모님 부부, 고양이님, 달팽이님, 까리용님, 루크님, 상현님, 에라오빠, 라슈펠님, 나 이렇게 열 다섯 명이 '너무 밝고 너무 넓은' 일민미술관 카페에 둘러앉아 점심을 먹었다. 미술관 부속 카페라 지금껏 별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뜻밖에 푸짐했다. 보통 참기름을 담아 둘 때 쓰는 큼직한 플라스틱 겨자통과 작고 깜찍한 계피가루통, 크고 단정한 커피잔과 성의없어 보이는 코울슬로가 공존하는 이상한 곳이다.(껄껄) 샌드위치나 스프 같은 메뉴로 간단히 식사를 하거나, 친구들과 오래 앉아 수다를 떨고 싶을 때 들러 볼 만 하겠다. 넓고 탁자 배치가 잘 되어 있어 시끄럽지 않은 점이 좋았다.



경아님께서 맛있는 크리스마스 케익을 가져오신 덕분에 마음껏 기분을 내며 냠냠 먹었다. 나는 어제 밤에 준비한 초컬릿을 가져갔다. 아스님의 디스크월드, 야롤님의 말벌 공장을 받았고(:)), 펠님께 빌려드렸던 책을 돌려받았다. 맥킬립의 리들마스터 시리즈 세 권을 빌렸는데, 귀가길에 읽어보니 흥미진진하다. 일기 얼른 쓰고 마저 읽다 자야지. 야롤님께는 번번이 이런 저런 신세를 지고 있다.

식후에는 낮술(...)을 마시러 세종문화회관 옆 중국음식점으로 갔다. 열 다섯 명이 꽉 들어가는, 조금 침침하고 구석진 룸에 둘러 앉고 나니 다들 갑자기 생기가 돈다. 도중에 다른 일로 근처에 와 계시던 루리루리님도 오셨다.

언제나처럼 지정사와 장르문학과 인류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했다. 동북공정, 지자체와 교육자치 이분화, IRA, 음모론과 맨인블랙, '조중동 독자', 격동 50년, 고고학의 진실, 이란의 카페트, 전문용어 사용 등에 대해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최근에는 타 종교를 가진 사람들을 고려해 'Merry Christmas' 대신 'Happy Holiday'가 쓰이기 시작한다는 얘기가 특히 인상깊었다. 나는 확실한 무교라도 지금껏 'merry chirstmas'라는 말에 그다지 거부감을 느껴 본 적이 없지만, 생각해 보면 사람에 따라서는 - 특히 성탄절이 축일인 다른 종교의 신자라든가 - 불편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소수를 위한 배려와 대체 가능한 표현은 많을수록 좋은 법 아니겠는가.

즐거운 축일 모임은 다섯 시 쯤 파했다. 카페에서 오랜만에 괜찮겠지 싶어 커피를 두 잔 마셨는데, 아무래도 앞으로는 그냥 참아야 할 것 같다.

2004년 12월 23일 목요일

2004년 12월 23일 목요일

이준구, 미시경제학

01학번 동기들과 저녁식사를 했다. 우리끼리 저녁이나 먹자는 문자를 받고 독서실에서 모의고사를 풀다 말고 대충 눈 비비고 나갔는데, 자은이와 보미가 삼겹살집(!)에 예약까지 해 두었더라. 뜻밖에 포식. 자은이, 보미, 미진이, 경아, 윤진이, 나 여섯 명이 모였고, 은영이가 아홉 시 쯤에 왔다. 게다가 소방서에 근무중인 신행이가 때맞춰 전화를 한 덕분에 오랜만에 통화도 할 수 있었다. 기껏해야 한두 블럭 떨어진 곳에 있으면서도, 이렇게 자리가 마련되지 않으면 얼굴 보기가 쉽지 않다. 성격 탓도 있겠지. 반갑고 즐거웠다.

2004년 12월 21일 화요일

2004년 12월 21일 화요일 : What Kind of Intelligence Do You Have?





Your Dominant Intelligence is Linguistic Intelligence



You are excellent with words and language. You explain yourself well.
An elegant speaker, you can converse well with anyone on the fly.
You are also good at remembering information and convicing someone of your point of view.
A master of creative phrasing and unique words, you enjoy expanding your vocabulary.

You would make a fantastic poet, journalist, writer, teacher, lawyer, politician, or translator.

2004년 12월 19일 일요일

2004년 12월 19일 일요일 : 장 피에르 멜빌 회고전 '암흑가의 세 사람(Lu Cercle Rouge)'

요전에 EBS에서 알랭 들롱이 나오는 스릴러/추리물을 한 편 본 적이 있다. 지금껏 그 영화가 멜빌 감독작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오늘 '암흑가의 세 사람'을 보니 뭔가 착각했던 것 같다. 그 영화는 꽤 끈적했는데, '암흑가의 세 사람'은 건조하다 못해 차가웠다. (내가 지금껏 생각해 온 멜빌의 이미지와 완전히 달랐다.) 기억이 대체 어디서부터 꼬인 걸까? 큰 기대 없이 토요일과 일요일의 여러 상영작을 그냥 흘려보낸 것이 안타깝다. 다음 토요일인 25일에 프랑스 느와르 특별전 대신 멜빌 영화 상영을 해 줬으면 싶다. '암흑가의 세 사람'을 보기 전에는 고다르의 영화를 상영한다고 좋아했으면서, 아아, 간사하기도 하여라! 하다못해 '사무라이'라도 꼭 보고 싶은데 과연 가능할지.

'암흑가의 세 사람'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바로 '소리의 부재'였다. 초반, 긴장감에 숨을 죽이고 있다가, 당구장 장면에서야 그 때까지 배경음악이 전혀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보석상을 터는 장면에서도 마찬가지. 급작스러운 마무리가 조금 당혹스럽긴 했으나, 트렌치 코트를 입은 아저씨들이 마른 수건을 꽉 죈 듯한 긴장감이 영화 전반에 넘치는, 반하지 않을 수 없는 멋진 영화였다. 보면 볼 수록, 영화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진다. 연출이며 음악, 장면 하나하나가 신기하고 새롭다. 나라면 어떻게 찍었을까, 감독은 왜 저 장면을 저렇게 처리했을까, 저 사람 천재 아냐?; 같은 생각을 절로 하게 된다. 실은 그래서 얼마 전부터 영화연출론 책을 틈틈히 들여다 보고 있는데, 비디오 카메라를 몇 번 만져 본 것이 전부인 데다 영화 촬영 현장을 자세히 볼 기회도 없었다 보니 자꾸 2차원적으로만 상상하게 된다.

생각해 보면 어디 영화 뿐이랴. 알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 느끼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다. 아무리 생이 길어도 부족하지 않을까 두려울 만큼. 아직 내가 모르는 수많은 앎을 상상하면 흥분으로 절로 머리끝이 쭈볏 선다. 공부하고 싶다. 더 많이, 열심히, 깊이.

마음에 쏙 드는 영화를 보고 들뜬 마음으로 영화관을 나섰다. '암흑가의 세 사람'이 매진이었고 - 보조석까지 팔았을 정도로 관객이 많았다. 서울아트시네마 영화가 매진이라니! - 김지운 감독님의 해설이 붙은 '형사'를 보러 온 사람들도 많아서, 귀여운 요츠바랑 쇼핑백을 들고 오신 sabbath님과는 영화관 밖에서 만났다. 영화로 인한 흥분이 채 가라앉지 않아 '영화 재밌게 보세요' 라는 말만 몇 번이나 되풀이했다. sabbath님께서 선물로 크런키 박스를 주셨다. 집에 와서 열어보고 흐흐흐 웃었다. 초컬릿님 반가워요. ♡


(우와)

인사동길을 가로질러 종로 3가 아웃백스테이크로 가서 서울대 백신고 동문회에 참석했다. 종우오빠, 나, 지현, 두현, 부경, 태준, 범틀, 채우, 연수, 혜리 이렇게 열 명이 모여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지현이는 간호학과를 그만두고 올해 05학번 새내기로 타대 약대에 새로 입학한단다. 전공이 썩 맞지 않아 고민이 많아 보였는데, 원하던 공부를 하게 되었다니 다행이다. 수능을 다시 쳤다는 부경이도 좋은 소식 들었으면 좋겠다. 고시생인 나와 두현이는 마주 보고 앉아 자꾸 아스트랄 고시 월드로 빠져나갔다.; 태준이는 2월 22일에 육군 입대. 04학번이 어느새 2학년이 된다. 내일 12학점짜리 시험을 치른다는 혜진언니와 - 아니 어떻게 한 과목이 12학점이람. - 급한 일이 생긴 형기 오빠가 못 오셔서 아쉬웠다.







식후에는 카페 뎀셀브즈에서 차와 케익을 들며 '레이디 경향'과 '여성동아' 풍(...) 수다를 떨었다.





집에 오니 열한 시. 내일은 월요일이다.

2004년 12월 18일 토요일

2004년 12월 18일 토요일


매직 8볼

승민오빠와 홍대 앞 이찌방 테리야끼에서 저녁을 먹었다. 밀가루 음식, 커피, 찬 음식을 피해야 하기 때문에 메뉴로 밥을 골랐다. 일정이 묘하게 뜨는 바람에 점심식사를 하지 못한 터라, 음식이 나오자마자 정신없이 먹었다. 어찌나 급했는지(...) 집에 와서 보니 찍는다고 찍은 음식 사진마다 뭔가 실수를 저질러 놓았다. 이찌방은 홍대에서 신촌 방향, 제니스 카페테리아와 치뽈리나 사이에 있다. 분위기를 따질 곳은 아니고 먹는 사람을 민망케 하는 어설픈 양배추 샐러드(?)가 나오지만, 메인인 테리야끼가 맛있고 소스도 훌륭하다.

식후에는 인클라우드에 갔으나 만석이라 리브로로 방향을 틀었다. 오빠는 레몬티(정말로 시단다), 나는 로열밀크티. 티라미수도 먹었다. 케이크님 사랑해요. 보고 싶었어요. ♡

승민오빠는 짓궂은 표정을 한 벅스바니가 커다랗게 그려진 옷을 입고 왔다. 머리모양과 굉장히 잘 어울렸다. 노곤노곤 차를 마시다가 아홉 시 반 쯤 일어났다. 참새가 방앗간 앞 그냥 못 지난다고, 계산대에서 초컬릿을 두 개 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