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오빠 송별회를 했다. 원래는 인도음식점 타지마할에서 하기로 했으나, 하필 오늘 저녁에 40명 예약 손님이 들었다기에 너무 시끄러울 것 같아서
모글로 장소를 옮겼다. 참석자는 에라오빠(유창석님), 박상준님, 김상훈님, 인수오빠, 나.
스타트렉 보이저 시즌 2 DVD 세트
소니 T1
소니 T1 (커버 열었을 때)
T1 크기비교
이제 대전으로 짐을 옮긴 인수오빠는 일요일까지 서울에 있기 위해 짐을 안쓰러울 만큼 한가득 싸 왔다. 그 중에 있던 재미있는 물건 두 가지. 보이저 DVD는 정말 포장이 허술하다. 플라스틱 뚜껑 하나만 달랑 열면 끝이라니. 절약형 포장이라고 가격이 크게 저렴한 것도 아니면서. 소니 디카 T1은 꽤 작고 귀여웠다. 렌즈 커버가 옆이 아니라 위아래로 열리는 것이 특이했다. 인수오빠 말로는 노이즈가 심하고 화이트 밸런스도 엉망이라지만 생김새만은 감탄할 만 하다.

난

탄두리치킨

양갈비
저녁식사는 즐거웠다. 모글의 탄두리 치킨이 꽤 맛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뜻밖의 수확. 곧 점심 식사 가격을 50% 할인하고 세트 메뉴도 만든단다. 식사가 끝나자 에라오빠는 다른 약속이 있어 먼저 자리를 뜨시고, 남은 얼짱클럽 멤버들은
애비(Abby's Book Nook)로 몰려가 여덟 시까지 책 구경을 했다. 상준님께선 책장 한켠에 있던 비디오 테입을 공짜로 얻으셨다. 나는 함장병에 걸린 셔트너의 스타트렉 TOS 하드커버 뒷면 사진을 들이대며 인수오빠를 공격했다. 지난 달에 제값을 다 주고 샀던 하트코트 TBP판 'Towing Jehova'가 깔끔한 책으로 한 권 있어 아까웠다. 요전에 눈여겨 보았으나 사전 정보가 없어 그냥 두고 왔던 실버버그 편집 단편선(제목미상)에 대해 상훈님께 여쭈어 보았더니, "그저 그래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바로 옆에 꽂혀 있던 고든 R. 딕슨의 책을 대신 추천하지만 않으셨다면 믿었을 거다.
애비를 나와 차 마실 곳을 찾아 방황했다. 이태원에는 찻집이 없으니 미리 계획을 세워 두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길에서 왔다 갔다 하며 시간을 좀 흘려보냈다. 도중에 정크에서 공지를 본 아저씨들께서 인수오빠에게 전화를 몇 통 주셨다. 나, 인수오빠, 상준님은 신림동(녹두)로 가자고 했으나 집에 가는 길을 몰라서 안 된다는 상훈님의 격렬한(?) 반대에 져서 결국 택시를 타고 종로 국세청 건물에 있는
'탑클라우드'로 갔다.
기사아저씨: 종로 어디로 갈까요?
상훈님: 그 건물 이름이 뭐죠? '종로타워'?
나: 그...왜, 저기, 이상하게 생겨서 가운데에 구멍이 뻥 뚫린......세금 거두는 데요.
상훈님: 맞아 세금.
나: 세무서, 세무서.
인수오빠:아아, 국세청 건물 말이구나.
나: 응. 비슷하네요!
인수오빠:......규모가 너무 다르쟝.-_-;
전망'만' 좋다는 말을 들었던 탑클라우드. 전망은 정말 좋았다. 엘리베이터의 속도가 유달리 빨라, 33층에 도착하니 귀가 멍-했다. 운좋게도 들어가자 마자 창가 자리가 하나 비어 아래가 잘 내려다보이는 곳에 앉을 수 있었다. 상훈님과 상준님은 생맥주, 나는 레몬 어쩌고 하는 무알콜 칵테일, 인수오빠는 (홍차가 메뉴에 없어 좌절한 다음) 블랙 러시안.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각자 꺼내 놓은 물건을 구경하며 놀았다.
상훈님:(창 밖을 보시다가) 이거 이렇게 보니 완전 쿼런틴이네.
상준님: 그러게, 별이 안 보이네.
인수오빠: (두 팔을 들며) 별들이 사라졌다아아!
나: (덩달아 팔을 들며) 우어어엇!

심시티의 밤
인수오빠의 PDA폰으로 엠에스엔에 들어갔다가 동진님과 연락이 닿았다. 상훈님께서 같이 술 마실 사람을 모집한다는 포스팅을 올리셨던 김상현님에게 연락해 보자고 하셨으나 아쉽게도 연락처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열 시쯤 동진님께서 오셨고ㅡ동진님께서 메뉴에 없는 홍차를 주문하시자 두 번째 잔으로 무알콜 칵테일을 마시고 있던 인수오빠가 몹시 좌절했다.ㅡ , 잠시 후에 상준님께서 먼저 일어나셨다. 넷이 남자 초등학교 동창인 동진님과 상훈님께선 '아는 만화영화 주제가 부르기 배틀'을 시작하셨다. 세대도 다르고 일어도 모르는 나와 인수오빠는 우리끼리 아는 노래를 짚어보며 놀았다.
열한 시가 다 되어 일어났다. 분위기에 들뜬 탓인지 다음날까지 계속 흥분 상태였다. 인수오빠의 입대는 아직까지도 별로 실감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