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9월 30일 금요일

2005년 9월 30일 금요일 : Which Alcoholic Drink Ar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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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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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9월 26일 월요일

2005년 9월 25일 일요일, 26일 월요일

24일 일요일에는 사회대 도서관 3층, 노트북실에 있었다. 오래 앉아 있은 데 비해 속도는 그리 나지 않았다. 이 때부터 슬슬 임계점에 도달하고 있었던 듯 하다. 자리에서 일어나며 보니 맞은 편 자리에 자은이가 앉아 있었더라. 간단히 인사를 하고 버스를 타고 집에 왔다. 아무래도 몸이 피곤한데 어떻게든 해야 할 일은 잔뜩 남아 있어, 궁여지책으로 녹두거리에서 만화책을 한 권 빌렸다. 월요일에 나를 학교까지 가게 할 미끼였다. 사소한 일을 미적지근하게 미루어 놓기 싫어하는 성격이라 은근히 효과가 있다. 나이가 들면 자아와 주체에 대한 심오한 깨달음을 얻을 줄 알았는데, 천만에, 이런 요령만 는다.

대충 손에 닿는 책을 집어 온 탓인지, 만화는 영 시시했다.

밤에는 조금 불쾌한 일이 있었다. 차곡차곡 쌓인 피로가 벼랑 끝에서 휘청휘청하다가, 아무래도 좋을 타인의 별 것 아닌 무례한 언동에 떠밀려 휙 하고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져 버렸다. 계속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면 경솔한 실수를 했을 지도 모르는데, 때맞춰(!) 인터넷 연결이 끊어졌다. 모뎀이 고장 난 것 같았다. 그림 좀 그리고, 책 좀 읽다가 잤다. 열이 조금 나는 것 같았으나 재어 보지 않았다.

25일 월요일에는 눈을 딱 뜨자마자, "아, 큰일났다." 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코와 목이 아프고 얼굴에서 열이 났다. 일어나서 약을 한 병 마시고 다시 침대에 들어가 이불을 덮어썼다. 다행히 감기 같은 게 아니라 가벼운 몸살 기운 정도였는지 오후가 되자 서서히 상태가 좋아졌다. 통신사에 전화하고, 빨래를 널고 진공청소기를 돌리고 새로 산 딜마 브랙퍼스트로 밀크티를 만들어 치즈케익과 함께 먹었다. 크리스토퍼 에클스턴이 나오는 닥터 후(Doctor Who) 에피소드를 한 편 반 보고, 누워서 노다메 칸타빌레를 복습하고, 일요일 오전에 사 둔 목탄으로 내 방을 한 번 더 그렸다. 밤에는 참으로 오랜만에 분리수거도 했다. 만화책은 연체했다. 하루가 조용히 지나갔다.

2005년 9월 24일 토요일

2005년 9월 24일 토요일

승민오빠와 홍대 앞 소노(sogno)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열한 시 반 개점인 줄 알고 갔으나 열두 시 개점이라 앞에서 좀 기다렸다.

[사진 추후 정리]
나는 뇨끼, 오빠는 버섯리조또를 먹었다. 아무래도 뇨끼는 소노보다는 치뽈리나 쪽이 한 수 위다. [제니스와 같은] 이 곳의 티라미수는 참 맛있지만.
준비한지 반 년쯤 된 오빠 생일 선물을 드디어(!) 드렸고, 내가 좋아하는 린트 다크씬을 몇 통 받았다. 비상식량이 바닥나던 참이었는데 다시 초콜릿이 생겨서 기뻤다.

화실 수업이 있어 식사만 간단히 하고 헤어졌다. 학교 일정이 예상보다 훨씬 빠듯하다 보니 따로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 이번 주 부터 화실 수업을 토요일 점심/저녁으로 바꾸었다. 개강 이후 피로가 누적되고 있던 터라 몸은 꽤 힘들었지만, 그림 그리기는 무척 재미있었다. 수업 말미에 처음으로 목탄을 써 보았는데, 연필과 느낌이 전혀 달랐다. 다음 주에는 선생님과 함께 화방에 가서 콩테, 파스텔, 색연필 등 다양한 소묘 재료를 마련하기로 했다. 세상에 그림으로 표현 못할 것이 없다는 선생님 말씀에 마음이 몹시 설렜다. 아, 그리고, 투시나 구도가 맞게 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풍경의 '인상'을 생각해야 한다는 말씀도 잊지 않게 적어 둔다. 보통 인물화에서는 당연히 사람의 '인상'이 전제되는 데 비해, 풍경에도 인상이 있다는 점은 간과되는 경우가 많단다.

화실에서 나와 보니,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2005년 9월 23일 금요일

2005년 9월 23일 금요일

졸업앨범 사진촬영을 했다. 흐리다기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오후가 되니 햇빛이 쨍쨍했다. 다행이었다. 01학번 중에서는 자은이, 은영이, 현민이, 경훈이가 이번에 같이 사진을 찍었다. 다른 동기들도 많이 놀러왔다. 삼사 년 만에 다시 만난 98학번, 99학번 선배들도 제법 많아, 오랜만에 과 사람들을 실컷 만났다. 학부생으로 입학해, 내가 휴학하던 사이에 전공을 선택하고 들어왔다는 02학번 후배들도 여럿 있었는데, 대부분 얼굴도 모르겠더라.

실 촬영은 몇 시간 걸리지 않았는데, 은근히 더운 날씨에 이리저리 몰려다니다 보니 쉬 지쳤다. 동기들과 학생회관 매점에서 음료수와 빵을 먹으며 잠깐 숨을 돌렸다. 나 역시 타과 대학원 진학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사회학과 대학원 입학을 준비중이라는 현민이의 이야기가 특히 참고가 되었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단다.) 졸업사진은 [아직 학사과정이 몇 학기 남았지만] 더 미루지 않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에 올해 찍었는데, 재미있었고, 할 일을 하나 끝낸 것 같아 후련하기도 했다.

다섯 시 반 쯤 귀가해 잠시 쉬었다가, KBS에 'TV 책을 말하다' 방청을 하러 갔다. KBS홀이 보여서 벨을 눌렀는데, 버스는 한참 더 가서 국회의사당 앞에 가서야 섰다. 방송국을 걸어서 찾느라 꽤 고생했다. 저녁 일곱 시 반의 여의도는 놀랄 만큼 황량하고 컴컴했다. 동진님과 상훈님이야 오시는 줄 알았는데, 뜻밖에 f님과 s님도 뵈어 무척 반가웠다. 들어가는 길에, 난데없이 질문자로 간택(?)되어 녹화하는 내내 질문 거리를 생각해야 했다. 그 덕분에 실제 녹화 내용이 어땠는지는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_-; 옆 자리에 올슨 스콧 카드를 좋아한다는 여자분이 앉으셨는데, 좀 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재밌었겠다. endecorb님과도 인사 나눌 기회가 있었다.

방청 기념 선물로 '스타쉽 트루퍼스'와 '뉴로맨서'를 받았다.

돌아오는 길에는 상훈님과 함께 동진님의 차를 타고 왔다. 본인도 종일 회사에서 근무하셨으면서, "아이스 카페 라떼에에에에~커피 마시고 싶어라아. 목말라요오오."라고 외치는 나와, "아~배고파. 한 끼도 못 먹었네. 배고파라."를 연발하시는 상훈님을 태워다 주기까지 하시느라 고생하셨다.

2005년 9월 22일 목요일

2005년 9월 22일 목요일 : 근황

화요일에는 새 책장이 왔다. 이 집에 온 다음부터, 책장이 거실에 있다 보니 햇살에 표지가 많이 바랬고, 수용한도를 진작에 넘은 자리에 억지로 집어 넣은 책들이 가로 세로 대각선으로 비죽이 나와 집 전체가 지저분해 보였었다. 상황을 안타깝게 여기신 어머니께옵서 꿈에 그리던 유리문 달린 책장을 하나 마련해 주셨다. 그래서 화요일 저녁에는 새로 책 정리를 했다. 샀다는 사실마저 잊고 있던 책이 여러 권 나왔다. 책이란 역시 난감하기 그지없는 물건이다. 서랍에 있던 책을 책장에 넣고 나니 여기 저기 늘어서 있던 자질구레한 물건들을 서랍에 넣을 수 있게 되어, 방도 꽤 깔끔해졌다.

수요일에는 원고를 했던......것 같다. 밤에 아우님이 마트에 가니 필요한 물건이 있거든 말하라기에, 슬라이스 치즈를 한 팩 부탁 했더니 기꺼이 사다 주었다.
아우님은 진정한 강자다.

목요일에는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사회대 도서관에서 일하다 왔다.

2005년 9월 20일 화요일

2005년 9월 20일 화요일 : [잡기] 꿈

호그와트 마법 스쿨을 배경으로 하는 해리 포터 꿈을 꾸었다. 이 꿈에서 해리 포터의 나이는 대략 16세 쯤? 내가 읽다 말았던 5권 정도거나, 그보다 한두 살 많아 보였다. - 그러니까, 나름대로 진지하고, 애들도 좀 끌고 다니는 나이.

한국인 남녀학생 두 명이 어찌저찌해서(그 매커니즘은 나오지 않음) 호그와트에 전학생인 척 하고 들어갔다. 이건 공간상 뿐 아니라 시간상으로도 과거로의 이동이라, 얘들은 호그와트에서 앞으로 일어날 큰 사건들은 대충 알고 있었다. 그래서 볼드모트를 아무렇지도 않게 이름으로 불러 다른 학생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그런데 별 의심 없이 낯선 곳에서 온 동료 학생들로 받아들이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해리 포터는 이 학생들을 스파이나 적이 아닐까 수상히 생각했다. (그러게, 그럴 나이라니까.) 그래서 수상해보이는 여학생에게 질문했다.
"너 악센트가 있는 것 같다?"

그러자 학생의 반응:

"종로학원 다니다 왔으니까 그렇지.(중얼)"

2005년 9월 19일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