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6월 30일 목요일

2005년 6월 25일 토요일

2005년 6월 25일 토요일

이 세상에는 "딸기후추맛(Strawberry&Pepper)" 77% 다크초콜릿이란 음식이 있다. 농담이 아니다.

놀랍도다! 이 맛 있다/없다를 초월한 모호한 맛이라니! 지금껏 최소한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웬만한 다크초콜릿은 다 먹어봤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아직 더 알아야 할 것이 많이 있구나. (오늘의 교훈)

2005년 6월 11일 토요일

2005년 6월 11일 토요일 : [잡기] 개구리

시간은 대체로, 자는 사이에 흘러간다.

나는 꿈에서 초록색 개구리를 따라 개울을 건넜다. 이끼 낀 돌 위에 앉은 개구리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지만, 내 덩치는 어쩡쩡하게 몸을 굽혀도 누구 눈에나 띌 정도는 되었다. 나는 개울 끄트머리에 서서 손바닥만한 개구리 두 마리를 바라보며, 그 보호색을 조금 부러워했다. 마음 속의 다른 목소리가, 개구리를 부러워했다는 건 비밀이야, 라고 속삭였다. 꿈에서 개구리를 본 사람들은 절대 그 사실을 말해선 안 된다. 개구리가 (어떤 색이든 간에) 보호색을 띄고 있었다면 더욱 그렇다. 개구리는 비밀이다. 아주 옛날, 어떤 개구리가 인간 남자의 몸을 뒤집어 썼다가 연못가에서 펑 하고 터져버린 다음부터, 혹은 깜박 잊고 인간의 가죽을 벗지 않은 채 오랜 친구 파리와 정다운 키스를 나누다가 처참하게 살해당한 다음부터, 개구리들은 현실에서 빠져나와 전설로, 이야기로, 꿈 속으로 스며들어갔다. 중세의 현실에서 도망친 개구리들은 사람들의 뇌 속에 산다. 그래, 내 말은 비유가 아니다. 모든 사람의 뇌 속 축색돌기 끄트머리에는 사실 작은 개구리가 살고 있다. 지상에 남아 있는 모든 개구리는 가짜거나, 사람들 속으로 숨어든 개구리가 만들어낸 허상이다. 물렁한 진홍빛 보호색에 싫증 날 때면, 진짜 개구리들은 슬그머니 혀를 내밀고, 시냅스 사이의 전하를 혀 끝으로 감싸쥐고 인간의 꿈에 파고든다. 그러면 인간은 꿈 속에서 초록색, 금색, 빨간색, 혹은 검은색 개구리를 만난다. 개구리의 과거에 기생하여, 기억할 리 없는 아득한 과거의 개울에서 물장구를 치고 콧등에서 앵앵대는 날벌레를 손 끝으로 쳐내고 이끼로 미끄러운 징검다리를 조심스레 건넌다. 그리고 건너기 전과 다름이 없는 맞은 편 개울가에 서서, 발치에 납작 엎드린 개구리를 내려다보며 대체 꿈에 개구리가 왜 나온 걸까 의아해하다, 마치 림보에서 돌아오듯이 천천히 잠에서 깬다. 개구리가 도로 뱉어낸 축축한 전자와 체액들은 핏줄을 타고, 심장을 거쳐, 온 몸으로 퍼져나가며 외친다. 이건 비밀이야. 개구리는 꿈 속에 살지.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돼.

알리면 어떻게 되는데? 나는 꿈 속에 한쪽 발을 조심스레 담근 채 눈을 감고, 눈꺼풀 속에 잔상처럼 흔들리는 개구리에게 묻는다.

초록색 개구리가 금색 방울로 부서지며 말한다. 말하면, 시간이 흘러가 버려. 경험은 구멍난 기억이, 꿈은 희미한 상상이, 그리고, 너의 일상은 현실이 되지.

2005년 6월 9일 목요일

2005년 6월 9일 목요일





시험 기간에 집안일로 갑작스레 올라온 용진군과 만났다. 신림동까지 와 주어서, 우동촌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나무사이로'에서 차를 마셨다. '나무사이로'는 케익이 맛있다는 소문을 들어 예전부터 가 보려고 벼르던 찻집이었는데, 하필 오늘은 케익이 없다 하여 차만 마셨다.

용진군에게 후라이팬을 선물로 주었다. 본인은 정장이 어색한 모양이지만, 보기엔 잘 어울렸다.

밤에 복통이 있어 집에 왔다. 귀가하는 길에 롯데마트에 들러 [배를 움켜쥐고 서서] 선글라스를 하나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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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까지 몸이 좋지 않아 집에서 쉬었다.

2005년 6월 9일 목요일





쑥쑥 자라요.

2005년 5월 30일 월요일

2005년 5월 30일 월요일



부모님의 스물 세 번째 결혼기념일이었다. 내 귀가가 늦는 바람에, 자정이 조금 지나서 '로망스'케이크를 나누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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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는 일어나자마자 사고를 쳤다.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잘 나오지 않는 젤러펜을 손보겠다며 만지다가, 그만 잉크를 일전에 선물받은 가죽 시계에 쏟고 말았다. 어머니와 함께 얼른 닦고 씻고 문질렀으나 이미 늦었다. 게다가 빨간 끈에 파란 잉크라니.

결국 단념하고 좌절한 채 앉아 있는데, 어머니께서 갑자기 프흐흐 웃으시는 게 아닌가.

"(침울하게)엄마? 왜요?"

"아, 너 어릴 때 사고친 거 생각나서. 초등학교 1~2학년 때 쯤......"

"1, 2학년 때면, 제가 같은 반 남자애 장화 신고 가방 메고 온 얘기요?"

"아니, 그거 말고-"

"그럼 제가 학교 갔다 오다가 무겁다고 책가방을 길가 담벼락에 걸어 놓고 왔던 거요?"

"아니-"

"......또 있어요?"

"응. 그 때, 아마 토요일 오후였는데, 네가 일요일에 나가는 글짓기 대회 참가증을 학교에 두고 온 거야. 엄마가 평소에는 너 혼자서 밖에 잘 안 내보내잖아? 그런데 그 날은, 하도 네가 이것 저것 흘리고 다니니까 좀 고치라고 혼자 학교 가서 가져오라고 했어. 그런데 학교 간 애가 나간지 한 시간이 지나도록 안 오는 거야. 점점 걱정이 되는데, 그 땐 미연이가 아직 애기니까, 두고 나갈 수도 없고......그런데 마침 [네] 아빠께서 퇴근하셔서, 학교 가서 너 데려오시라고 했지. 그래서 아빠께서 나가셨다? 그런데 또 한참이 지나도록 이번엔 네 아빠도 안 오시는 거야. 그 땐 휴대폰도 없으니까 연락할 길도 없고, 얼마나 걱정이 됐겠니. 기다리다 기다리다 안 되겠다 싶어서 미연이 챙기고 나가려는데, 아빠께서 널 업고 들어오시더라고. 참가증 찾겠다고 학교 간 애가 신발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집에 못 돌아오고 있었던 거지. 신발이 없으니까 집에 올 수가 있었겠니. 잃어버린 걸 찾으라고 보냈더니 신발까지 잃어버리다니, 너도 참.(프흐흐)"

"우하하하, 그거 진짜 굉장하네요."

그리하여 나는 한층 가벼워진 마음으로(-_-) 독서실에 갔다. 시계는, 다행히 줄 교체가 가능하다 하여 수리점에 맡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