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 20일 목요일

2005년 10월 20일 목요일 : 세일러문과 제일러문

제이: (부엌에서 물을 따르며) 그럼 위대하신 제이님은 밀크티~를 드시겠어요.
어머니: (한숨을 쉬며) 가끔은, 정말 대책이 필요한 상태인 딸을 방치해 두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
제이: 지금의 저 정도는 괜찮아요. 제가 어제 세일러문을 봤거든요. 세일러문이 자기 입으로 "귀여운 세일러문~"어쩌고 하는데, 소름이 쫙 돋더라고요. 그에 비하면 저야 뭐.
어머니: 너랑 별 차이 없잖아.
제이: 저, 저는, (당당 포즈를 취하며) 저는 코스프레를 안 하잖아요!
어머니: 아무래도 이대로 둬선......

2005년 10월 13일 목요일

2005년 10월 9일 일요일

2005년 10월 9일 일요일 : 베개

어머니로부터 전해 들은 얘기.

조금 전, 어머니께서 안방에 들어가시니, 아버지께서 문제의 뒷통수 베개를 목에 끼우고(...) 앉아서 티브이를 보고 있으시더란다.

어머니: (베개에 주목하며) 어머, 당신 뭐해요?
아버지: 이렇게 쓰는 거 아이가? 소연이가 이러고 다니던데......
(베개 때문에 불편한 목을 갸웃거리시며) 그런데 이게 대체 뭐에 좋다는 건데?
어머니: 아하하하하 ㅠ_ㅠ 소연아아아 너어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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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교훈: 너무 그럴듯한 장난은 치지 말자.

2005년 10월 7일 금요일

2005년 10월 7일 금요일

0. 일기를 쓰다가 날렸다.

1. 졸린데 못 자고 있다.

2. 스캐너가 고장났다. '호에로 펜' 10권에서 일기에 올리고픈 부분이 있어, 스캐너 전원을 켰다가 알았다.

3. 다양한 유사 직업군에 적용 가능한, 문제의 대사는 다음과 같다.

"하.....하나 끝났다......
......(하아 하아)
......(하아 하아)
하지만......스케줄 상으로는 두 개를 끝냈어야 하는데.......

그만.....연재 때려 칠까?!
그만.....만화가 때려 칠까?!
지금 만화가를 때려 치면......
......자도 되는데!!"

4. 때려 치다(x) 때려치우다(o)

5. 맞춤법 하니 생각나는데, 우리말 중에 '고드름장아찌'라는 단어가 있다. 언행이 싱거운 사람을 농으로 일컫는 말이라 한다.

6. 고드름 하니 생각나는데, 우리말 중에는 '불땔꾼' 이라는 단어도 있다. 이는 심사가 비뚤어져 남의 일에 시비를 걸거나 훼방을 놓는 사람을 뜻한다. 간단히 말하면 악플러 남을 화나게 하는 사람이다. 두 단어 다 떠오르는 이미지가 굉장히 강렬하다. 고드름으로 담근 장아찌라든가; 남의 가슴에 장작을 쑤셔넣고 불씨를 후후 부는 사람;;이라든가......

5. 7일~8일에는 학과 총엠티를 간다. 8일 화실 수업은 선생님의 사정으로 14일로 연기.

6. 화실 수업 하니 생각나는데, 최근에는 집에서 그림을 열심히 그렸다. 파스텔을 써 보고 있다. 오늘 낮에는 학교 도서관에서 파스텔 스케칭에 대한 책을 읽어 보았는데, 혼자 그릴 때는 놓치기 쉬운 부분을 알 수 있었다.

7. 오늘 낮 하니 생각나는데, 전공 수업 들어가기 전에 음악감상실에 들어가 멘델스존 현악 8중주 (op.20)을 신청했더니 틀어 주었다. 이 곡은 정말로 아름답다. 멘델스존의 곡 대부분이 그렇지만, 특히 이 곡에는 '살아있는 음악'이라는 말을 절로 떠올리게 하는 데가 있다.

8. 멘델스존 하니 생각나는데, 지난 주 토요일에 멋진 오디오가 들어왔다. 막내외삼촌 댁에 있던 물건이다. 그렇잖아도 늘 괜찮은 오디오가 있었으면 싶었던 차라 기쁨의 춤을 추며 받았다.

9. (하아 하아)

2005년 10월 3일 월요일

2005년 10월 3일 월요일 : 와우 북 페스티벌

친구 전션과 함께 와우북페스티벌 구경을 갔다. 찾고 보니 화실 바로 윗 골목이었는데, 정확한 위치를 가늠하지 못해 약도를 들고서도 한참을 헤멨다. 홍대 근처에 자주 오는 나도 이럴진대 싶어 전션에게 도착하는 대로 전화하라고 했으나, 결국 전션도 홍대 캠퍼스 앞까지 가서 헤메다 오고 말았다.

북페스티벌은 아주 재미있었다. 먼저 다녀 온 아우님이 꼭 한번 가 보라며 추천할 만 하더라. 구판 서적을 대폭 할인 판매하거나 엽서며 포스터를 나누어 주는 이벤트를 하는 출판사가 많았다. 구판이 아니지만 정가보다 꽤 낮은 가격에 나온 책도 꽤 있었다. 슬슬 황홀경에 빠지려는 찰나, 전션이 불쑥 내 팔을 잡았다.

전션: (팔을 잡으며) 정션, 잠깐만.
나: 으응?
전션: 세 번 생각해.
나: (움찔)
전션: 알겠지, 진정하고, 세 번 생각하는 거야.

책은 몇 권 사지 않았다. 영화 서적 몇 권과 한길사 아트&아이디어 시리즈는 이번 기회에 마련해 두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없지 않지만, 사실 사 놓는다 해서 당장 읽지도 않았을 터이다.

나: (책을 훑어보다가) 으~하하, 이것 좀 봐.
전션: 뭔데?
나: (구연동화투로) '이름이 멋있다고요?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나를 직접 만나 본 사람들은 나더러 잘생겼다고 칭찬하기에 바빠서 이름이 멋있다는 이야기는 할 사이가 없어요. 나를 잘 아는 친구들은 잘생겼다는 칭찬도 안 해요. 인간성 좋고 마음씨 곱다는 칭찬하느라고 바쁘기 때문이지요.'
전션: 아하하, 이 사람 [말 하는 게] 정션이랑 비슷하네.

......샀다. (곽영직, 보어가 들려주는 원자모형 이야기, 자음과 모음)

부스를 모두 둘러 본 다음에는 WAPPS에 가서 스프와 샌드위치, 크레페를 먹었다. 가볍게 끼니를 때우고 싶을 때 갈 만 한 곳이다. 크레페나 샌드위치(소스 과다)보다는 스프+와플을 추천.

최근 며칠간 계속 가슴이 돌에 눌린 듯 답답했는데, 마음 맞는 친구와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숨 쉬기가 좀 편해졌다. 앉아서 "배불러~행복해~"하며 흐느적거리다가 여섯 시쯤 귀가했다.

2005년 10월 2일 일요일

2005년 10월 2일 일요일 : '당신이 연애에 실패하는 이유는?'

야후 심리웹진 구냥
(조프위키에서 보고 해 봄.)

내 결과

2005년 10월 1일 토요일

2005년 10월 1일 토요일

금요일 저녁에는 우이동으로 학번 엠티를 갔다. 비가 많이 왔는데, 신행이가 차를 가져온 덕분에 편하게 갔다. 특히 나는 제일 먼저 탄 덕분에 송구하게도 조수석에 앉았다. 보미, 도호, 은영, 영민이와 내가 신행이의 차를 타고 가다가,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나온 경훈이를 동부이촌동에서 태워 일곱 명이 함께 비 오는 금요일 오후 도로를 달렸다. 교통 상황이 무척 나빠서 우이동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열 시 쯤이었다. (그 이후였을지도 모른다.) 가던 중에 까르푸에 들러 간단히 장을 봤다. 과제 때문에 학교에서 고생하던 자은이와 미진이가 열한 시쯤 되어서 왔고, 호정이도 자정 다 되어서 택시를 타고 도착했다. 즉, 도합 열 명이나 왔다!

고기 구워 먹기 귀찮다며 사 간 안주거리나 통닭 등을 적당히 먹으며 적당히(?) 놀다 보니 시간이 금세 갔다. 자은이와 미진이가 피곤한 와중에도 9~10월에 생일이 있는 동기들을 위해 파티를 하자며 초코파이를 사 왔는데, 이 초코파이들은 군에 다녀 온 동기들에게 비참한 군 시절을 되새기게 하는 매개체가 되고 말았다. 안타까웠다. (...) 새벽 두 시쯤 자려고 누웠으나, 방이 더워 제대로 잠들지 못하고 서너시까지 뒤척였다. 그 다음부터는 자다 깨다 하며 앉아 있었다. 안타까운 일이 몇 가지 더 있었으나 따로 써 남기지 않아도 좋을 듯 하여 생략한다. 일곱 시에 버스를 타고 먼저 귀가, 집에 도착하자마자 씻고 쓰러져 정신없이 잤다. 동기들고 몇 년 만에 함께 간 여행이었는데, 멀뚱멀뚱 앉았다가 주섬주섬 먹다가 꾸벅꾸벅 졸다가 어영부영 귀가해 버리다니 싶어 조금 속상했다. (게다가 그렇게까지 조심했는데 또 머리가 아프고 열이 난다!) 그래도 반가웠다. 나서서 사람을 모을 만한 도량이 없는 사람이다 보니,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것이 무척 고마웠다.

오후와 저녁에는 화실에서 그림을 그렸다. 선생님과 화방에서 만나 소묘 재료를 몇 가지 골랐다. 오늘은 파스텔을 써 보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표현이 다양해서 놀랐다. 학창시절에는 종이에 깎아 턴 다음 티슈로 문지르는 것만 했었는데. 목탄과 파스텔을 붙들고 씨름하다 보니 손가락 끝이 까맣게 되었다.

아우님이 친구 아란양과 와우 북 페스티벌 구경 + 연극 관람을 하러 홍대 쪽에 왔다. 함께 저녁을 먹으려 했으나 서로 시간이 잘 맞지 않아, 아우님은 다른 일정을 위해 귀가하고 아란양과 나는 '왑스'라는 카페테리아에서 잠깐 만났다. 나는 스프와 와플을 먹었고, 아란양은 시장하지 않다기에 커피 한 잔. 후식으로는 아래 층 하겐다즈의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새로 등장한 메뉴 '멜론'은 느끼하지 않고 꽤 맛있다. 아란양의 '설탕에 푹 절여 달게 만든 참외 맛'이라는 설명이 묘하게 납득되는 맛이랄까나. 오랜만에 만났으니 좀 더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화실에 돌아가야 했던 터라 금방 헤어졌다.